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으로 이주하다

By | 2009-03-10



지난 12월말에 2년여의 치앙마이 생활을 마감하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1월 한달 동안 준비를 하여 1월말에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있는 런던이란 도시로 이주하여 살기 시작한지 이제 한달 반이 지났습니다. 도시 이름이 런던이라서 사람들이 왠 영국(?) 이라며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하는데, 실제로는 캐나다의 토론토에서 남서쪽으로 약 2시간쯤 차를 달리면 나오는 인구 50만명 정도의 도시 이름도 똑같은 ‘런던’입니다. 여기서 다시 서쪽으로 2시간쯤 달리면 미국 디트로이트가 나오고, 동남쪽으로 그만큼 달리면 나이아가라 폭포가 나옵니다. 정남쪽으로 내려가면 1시간 이내에 5대호 가운데 하나인 Lake Erie 에 도달합니다. 온타리오 주의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셈입니다. 인구가 적은 캐나다라서 이 정도 인구로도 캐나다 안에서는 10대 도시 안쪽에 들어가더군요.


예전에 캐나다가 처음 영국의 식민지로 자리하고 있을때 영국의 복제판으로 도시 이름을 만드는 경우가 보통이었는데 그당시 총독이 영국 런던을 본따서 캐나다 식민지의 수도로 만드려고 이 곳 이름을 런던으로 지었다고 하는 얘기가 전해집니다. 그래서 시내를 관통해서 흐르는 조그만 강 이름도 테임즈이고, 다운타운의 길 이름도 킹 로드, 퀸 애브뉴.. 같은 스타일이 많습니다. 런던은 교육도시로서의 성격도 강해서 캐나다에서 이름 높은 웨스트 온타리오 대학이 자리하고 있고 의료도시 성격도 있어서 대학병원을 비롯한 대형 병원이 몇개 있어서 서부 온타리오에서 많은 환자들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거기에다가 은퇴도시이기도 하여 노인들 인구도 꽤 많더군요.


우리 가족은 이미 2년여전에 캐나다 이민 신청을 했었고 3월중순까지 최종 서류 제출을 하라는 통보를 받은 상태인데, 아직 정식 이민 승인과 절차가 채 완료되지 않은, 영주권이 아직 없는 상태로 정착하는 것이라 신원증명 문제 때문에 처음 몇가지 사항은 약간 까다로왔지만 그 뒤로는 별 문제는 없었고 휴대 전화와 운전면허증, 신용카드 만들기를 해결한 뒤부터는 비교적 매끄럽게 진행이 되더군요. 2년여 전에 태국 치앙마이에 처음 정착할 때 태국어를 모르는 상태에서 완전 까막눈에 벙어리였던 것에 비하면 여기선 모든 간판과 안내문들, 계약서 등이 다 영어로 되어있어서 대충 읽을 수라도 있고 또 말이 통하는게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이죠.


여기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거주지 주소를 만드는 일입니다. 아는 분이 있으면 그 주소를 사용해도 되지만 우리는 정착서비스 같은 것을 이용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모든걸 다 추진했기에 그게 가장 급했습니다. 차를 렌트해서 돌아다닌 끝에 찾은 것이 2베드룸짜리를 아파트를 월 800불(캐나다 달러, 이하 모두 캐나다달러입니다. 대략 1캐나다달러=1200원 추산) 정도에 얻었는데 여기엔 전기, 수도, 온수, 난방이 모두 무제한 포함된 것이라 그리 비싼 값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타운하우스나 주택을 렌트하는 것도 생각해봤지만 렌트가도 더 비쌀뿐 아니라 관리측면도 번거롭고 전기, 수도, 난방 같은 요금을 모두 추가로 내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럽더군요. 런던에 도착하자마자 며칠동안 계속 영하 20도가까지 내려가는 추위에다 눈도 매일처럼 내려서 더욱 아파트를 선호하게 되었고요. 그래도 1년쯤 뒤에 계속 이곳에 머무르겠다고 판단되면 그때는 타운하우스로 이사를 갈 생각입니다.


주소가 정해진 뒤에 휴대폰 가입을 했는데 외국인 방문자이기 때문에 3개월간 국제전화를 못 쓰는 조건으로 계약했습니다. 그게 아니면 몇달간 보증금을 2백불 정도 예치를 하는 조건도 있구요. 요금이 비싼 국제전화를 신나게 사용한 뒤에 자기나라로 돌아가버리면 손해막심이니 전화회사로서도 어쩔 수 없을겁니다. 국제전화는 어차피 070 폰으로만 할꺼니까 첫번째 조건으로 가입했고, 인터넷과 일반전화도 가입 신청을 했는데, 오전 10시쯤 신청했더니 오후 2시쯤에 벌써 기사가 아파트에 와서 기다리고 있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세가지 모두 신청 당일 개통이 되니까 그때까지 들어왔던 캐나다에 대한 인식, 모든게 느리다라고 하는게 반드시 그런것만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운전면허증도 캐나다 온타리오주 면허증으로 바꿨습니다. 미리 한국을 떠나기전에 경찰서에서 영문 운전경력증명서를 떼어가면 2년 이상 운전 기록이 있는 한국인은 모두 시력검사만 한 뒤에 현지 면허로 교환해줍니다. 종이로 된 임시 면허증을 발급한 뒤에 약 3주 정도 지나서야 정식 면허증이 집주소로 배달되었고요. 그런데 2년 이하 운전경력의 경우엔 제한된 면허증으로 바꿔주는데 옆에 정식면허를 가진 사람이 함께 타야만 되는 그런 면허이고 나중에 시험을 다시 봐서 승급해야합니다.


은행 계좌, 데빗카드 (체크카드), 신용카드는 아파트 근처에 있는 TD Bank 지점에서 만들었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지만 캐나다도 역시 은행 잔고가 어느 정도 이상 유지되지 않으면 현금입출금기 (미국에선 ATM 이라고 부르던데 여기선 ABM 이라고 하네요) 에서 돈을 뺄 때 최고 2불까지 비용을 내야 합니다. 저희는 잔액이 3천불 이상 유지되면 무제한으로 무료 현금인출할 수 있는 계좌를 선택했습니다. 그걸 잘 감안해야 하고, 신용카드 발급 역시 엄격합니다. 어지간한 거래는 현금이나 데빗카드 (여기선 인터랙 Interac  카드) 로 해결할 수 있지만 앞으로 계속 살아갈 생각을 한다면 신용카드를 만들어서 열심히 카드를 긁고 제때제때 갚아나가는 것이 신용점수를 쌓아나가는 지름길입니다. 역시 외국인이라 보증금 차원에서의 5천불짜리 적금을 가입하고 비자골드 카드를 만들었습니다. 한국에선 아무나 만드는 신용카드, 아무나 받을 수 있는 골드카드가 여기선 만만치 않습니다. 저희가 미국에 살던 시절에 미국에서 쌓아놓았던 신용점수가 꽤 높은 편이지만 여기 캐나다에선 적용을 해주지 않아서 아무 소용 없더군요. 일반 비자카드가 아닌 골드카드를 만든 이유는 여러가지 혜택과 기회가 많아서인데 실제 생활면에서는 물론 추후에 신용점수 확보에도 적지않은 장점이 있습니다.


태국 치앙마이에서나 이곳 캐나다 런던에서나 마찬가지로 생활의 필수품인 자동차…  차 사는 일은 머리 아프고 걱정도 많습니다.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새차가 아닌 중고차를 사기로 했기에 더욱 선택이 어려운 일이죠. 자동차 딜러들을 찾아다니면서 여러가지 시행착오 끝에 결국 4월 은퇴 예정인 캐나다인이 처분하는 2005년형 닛싼 알티마 2.5 를 8700 불에 구입하여 바로 이전 등록했습니다. 보험료가 꽤 비쌉니다. 한국 보험사에서 10년 무사고 증명을 떼어가도 3년치만 인정을 해주었고 그래서 정산된 보험료가 1년에 2천불 정도입니다. 저희보다 좀 일찍 오신 어떤 분은 한국에서 3년, 미국에서 각각 3년을 연속으로 무사고 운전 증명이 되어 보험료가 1천불 아래로 내려가더군요. 참고로, 저희는 보험가입을 하면서 일년에 25불만 추가부담하면 렌트카 이용시에도 이 보험이 그대로 그 차에 적용되는 옵션을 선택했습니다. 향후에 여행을 가거나 일때문에 출장을 가게 된다면 현지에서 렌트카 이용시에 비용절약이 꽤 됩니다.


아이들도 학교에 잘 다니고 있습니다. 큰애는 치앙마이 APIS 에서 7학년 1학기를 마치고와 여기 공립학교의 7학년 2학기로 그대로 들어갔고 둘째는 유치원에 입학했습니다. 캐나다 이민 대기 상태인 가족에게 허용되는 학비면제 케이스로 온 것이라 부담이 덜해 다행입니다. 다만 치앙마이 APIK 에서는 아침 8시 반에 나가서 오후 3시반에 집에 돌아오는 종일반이었는데 여기선 오후반으로 3시간만 학교에 있다오니 제가 시간 맞춰 외출하고 들어오는 것이 좀 어렵습니다. 오전반은 인원이 다 차서 못 들어갔고요. 큰애는 도시락을 싸서 가져가는데 매일 샌드위치만 가져가다보니 오후 4시 가까이 되어 집에 들어오면 식사같은 정도로 간식 먹는게 필수가 되었네요. 저희 큰 애는 영어 문제가 없어서 ESL 과정 없이 그대로 정식 교과 과정에 들어갔는데 다른 캐나다 아이들보다 학업능력에 자신감을 가져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단지, 프랑스어가 필수인데 다른 아이들은 4학년부터 배워왔기 때문에 프랑스어를 따라잡는 것, 그리고 체육과목 등 2가지가 넘어야 할 산입니다. 아뭏든 치앙마이에서처럼 매일 매일 학교생활이 즐겁다고 말하고 있어서 기분이 좋습니다. 요즘엔 왠 “개집” 만드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는데 망치질이 그렇게 재미있는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다고 하네요.


이곳 생활비는 처음엔 비싸다 비싸다 했는데 처음 정착과정에서만 그렇고 좀 생활하다보니 외식만 안 하면 그리 문제될 만큼은 아닙니다. 육류와 채소는 치앙마이처럼 저렴한 편이고요. 거의 살인적인 13%의 세금 (주세+정부세)도 그런 품목에선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서 더 그렇습니다. 백화점 같은 곳들도 워낙에 세일을 자주 해서, 거의 정상가격에 살 필요가 없고 세일을 일단 시작하면 50% 이상씩 팍팍 깍은 가격이 매겨져서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에 29불짜리 정가의 운동화를 한켤레 샀는데 클리어런스 세일을 해서 15불로 낮췄고 계산대에서 다시 10불 할인 쿠폰이 적용되어 최종적으론 5불만 지불하면 되었습니다. 정상가에 싸면 미친 짓이다라고 생각하면서 살면 되는 것이죠. 외식비는 꽤 비싼 편입니다. 우리 4명 가족이 맥도날드에 가서 최소한으로 먹어도 2만원이 훌쩍 넘어가구요.  당연히 다른 버젓한 음식점에서는 거의 먹을 일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거의 외식을 안 하며 요리를 직접 하며 살고 있습니다. 치앙마이에선 이틀에 한번꼴로 에어포트 플라자의 씨즐러 같은 곳에서 외식한 것에 비하면 완전히 다른 생활을 하는 셈입니다. 그러고보니 지리적으로도 정확히 지구 반대쪽에 있는 나라더군요. 어차피 전기요금은 렌트비용에 포함되어 있으니까 열심히 전기오븐을 가동하며 다양한 요리를 탐구하는 중입니다. 이틀에 한번꼴로 스테이크, 또 이틀에 한번꼴로 파스타, 그리고 그 정도로 피자….


이렇게 정착을 해놓고 한숨 돌리고 보니, 저 혼자 한국으로 복귀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두, 세주쯤 한국에 머무르면서 캐나다 이민을 위한 최종 서류 준비해서 제출하고 살림살이 정리한 뒤에 다시 런던으로 돌아오게 되겠죠.


4 thoughts on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으로 이주하다

  1. smin

    런던에서 한달 생활비. 선생님께서 생각하시기에 얼마정도면 빠듯하게 살 수 있는지.. 여쭤도 될까요? 집을 렌트하는 비용도.. 글을 읽다가 궁금해서요^^; 개인적으로 2년 정도 머물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저의 메일 주소는 smincall@hotmail.com 입니다^^

  2. Phil

    London, UK가 아닌 London, Canada 군요,

    겨울을 맞아 형님 가족 모두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always in Struggle Mode

  3. 자란

    어려운 질문일 수 밖에 없는 것이, 가족이 몇명이며 차량이 필요할지 안할지 등이 불명확해서입니다. 아파트 렌트 비용은 5백불짜리도 있고 2천불 이상도 있습니다. 주택 렌트 비용은 더 높은 것까지 있구요. 단순히 집 한채를 모두 렌트하느냐, 아니면 3층짜리 주택의 한 층만 또는 방 한개만 렌트하느냐에 따라서도 다르지요. 차 없이 혼자서 최저 생활만 한다면 월 1백만원에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희 4인가족이 중간 수준 아파트 렌트해서 월 2천5백불 정도 지출하고 있습니다. 중고 중형차 한대 있고 외식 거의 안 하고 삽니다.

  4. 자란

    그래 너희 가족도 2009년 잘 마무리하고 더욱 희망찬 2010년 맞이할 수 있게 되길 빌께. 나도 계속 Struggle Mode 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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