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첫 출근

By | 2012-07-10

지금 10 학년인 아들내미가 지난주 여름방학동안 일하게된 직장으로 첫 출근을 했습니다. 여름방학동안 초등학생 및 유치원, 데이케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섬머 캠프가 여러 공립학교들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그 중의 한 곳에서 Counselor 라는 직책으로 진행을 맡게 된 것입니다. 이게 런던 시청에서 주관하고 선발하고 교육시키는 것이라 일종의 런던 시청 소속의 임시직 공무원인셈입니다. 그래서인지 원래 온타리오 주에서 학생 부업의 최저임금은 9.60불인데 이보다 조금 더 많은 성인 최저임금인 10.25불을 받고 있습니다. 급여는 은행으로 직접 이체를 시켜주기 때문에 아들내미도 난생 처음 자기 이름으로 은행에 Checking Account 도 만들었고 Debit Card 도 발급받았는데 인터넷뱅킹으로 자기가 번 돈이 입금된 것을 보고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이를 보는 저와 아내의 마음은 뿌듯합니다. 아이가 이제 조금씩 독립과 자립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것 같아서입니다. 내년에 운전면허까지 따서 제대로 된 신분증도 만들게 되면 더 그러하겠죠. 2년 뒤에 고등학교를 졸업시키면 그 다음은 자신이 알아서 갈 길입니다. 대학을 가건 취직을 하건, 아니면 또 다른 상황이 되던간에 말이죠. 대학교 다니는 것까지 따라다니며 뒷바라지 하고 싶은 맘은 별로 없습니다.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어떻게든지 완전한 독립을 시키고 싶은 생각입니다. 이번에 시작한 부업이 그 시작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래 사진은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고 있는 아들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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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Job 을 얻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여러달에 걸쳐서 LIT (Leader In Training) 프로그램 3 단계를 모두 성공적으로 이수해서 High Five 자격증을 따야했고(사실 햇수로는 3년..), 그에 관련된 Volunteer 일을 총 60시간 수행해야 이런 종류의 Job 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될 수 있습니다. 그 뒤에 이력서를 써서 제출했더니 80명을 뽑으면서 200명을 1차 선발했고 그 속에 서로 경쟁해서 얻은 일자리가 바로 이것입니다. 대부분의 경쟁자들이 자기보다 나이가 많고 대학생들도 많아서 과연 자신이 뽑힐수나 있을까싶어 처음엔 약간 좌절했지만 그래도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합격이 된 뒤에도 경찰서에서 신원조회 리포트를 발급받아 제출하고 그 다음에 Standard First Aid 프로그램을 듣고 평가시험을 패스해야 최종적으로 Job 이 주어집니다. 방학 2달 동안 하는 일 가지고 참 많은 조건들이 들어있구나하는 느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종류의 일을 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예전과는 달리 그냥 아무나 지원해서 그 자리에 들어가 일하고 있는게 아니구나라는 약간의 경외감같은 것도 생겼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첫 일자리를 얻고 일한 경험이 이 아이의 인생에, 성년으로 진입하는 가까운 장래에 중요한 시금석이 될 수 있기를 바래는 마음입니다. 세상일은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만으로 다 알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이렇게 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쌓아나가면 넓은 세상에 나아가 부딛쳐 살 수 있는 좋은 바탕이 만들어질 것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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