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바로 타이어의 “실빵꾸”

By | 2017-09-25

우선 몇년전 얘기부터 하자면, 마누라 차의 운전석 쪽 뒷바퀴가 홀쭉해져 있는걸 발견한 때였습니다. 왠 일로 바람이 빠졌나하고 의아해 했지만 출근시간이 가까와서 그냥 차고 안의 컴프레서를 돌려서 바람을 넣어주었지요. 그런데 저녁때가 되어 퇴근한 뒤에 보니 다시 바람이 빠져있더군요. 자세히 보니 타이어 바닥면에 뭔가 박혀있는 것 같아 플라이어 (일명 뺀치)로 낑낑대며 잡아뺐더니 길다란 드릴 비트였습니다. 작은 못 같은 종류가 타이어에 박히는 것은 가끔 경험했지만 이번같이 길다란 드릴비트의 경우는 처음 보는 일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것이 타이어에 박혔는지… 정상적인 방식으로 구멍을 때울까 생각했지만 은근히 귀찮아져서 그냥 액상 타이어 실란트를 주입해서 땜빵을 해줬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체크해보니 여전히 탱탱한 모양을 유지하고 있어서 그대로 마누라를 출근시켰지요. (아래 그림의 요런 것들을 드릴 비트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심시로 빵꾸 (혹은 펑크) 때워주는 실란트)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도 마음은 좀 불안했습니다. 실란트로 해결하기엔 구멍이 큰 것 같아서였죠. 아내의 출근 직후에 전화로 물어보니 타이어는 여전히 빵빵하하고 하여 마음을 놓았는데 퇴근 무렵이 되어 결국 연락이 왔습니다. 회사에 가서 하루종일 주차해 두었더니 또 바퀴가 찌그려져 버렸답니다. 크레딧 카드에서 무료제공하는 긴급서비스를 불러 스페어 타이어로 교체해 달라고 해서 트렁크에 싣고 집에 가지고 온 타이어를 살펴보니 특별한 문제는 보이지 않았는데 이제 전통적인 방법으로 때우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제 손에 들고 있는 것이 타이어에 박혔던 드릴 비트, 바닥에 보이는 것들이 타이어 때우는 도구들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뒤로 한참 날짜가 지나도 그 몸매에 전혀 변함이 없는 타이어를 보며 안심을 했지만 예전같은 뿌듯함은 없었습니다. 타이어 구멍 하나 때우는 데에 보통 20불도 안 드는데 그냥 처음부터 카센터에 맡겨버릴껄 싶었던 거지요. DIY 가 재미있던 시절도 있지만 이제 해볼만큼 해 보고 나이도 먹어서 그런지 이것 저것 귀찮아졌나 봅니다. 20불 아끼겠다고 내가 직접 낑낑거리며 수리를 하겠나 싶은거지요. 이게 단순한 권태감인지 아니면 이제 마이 묵었다 그만 집에 가자는 느낌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 뒤에 한번 제 픽업 트럭의 타이어가 비슷한 현상을 보인적이 있었습니다. 이때는 바람이 하루만에 빠지는게 아니라 공기 주입을 한 뒤에 일주일 정도가 되어서야 타이어가 좀 홀쭉해진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컴프레서로 바람을 넣어도 또 일주일 뒤에는 똑같이 쭈그러들고.. 그래 이번엔 아예 카센터로 직행을 했는데 문제는 이때 못이건 드릴비트건 아무것도 발견되질 않았다는 것이죠. 카센터에서 타이어를 빼 내어서 비눗물을 칠해가며 한참 테스트를 했는데 확인이 안된다고 포기하더군요. 그래서 집으로 돌아와서 위의 사진의 타이어 수리 실란트를 주입했습니다. 그걸로 끝! 다시 바람이 천천히 빠지는 일은 없었습니다. 바로 이게 진정한 “실빵꾸” 였던 것이죠. 자전거 타고 학교 통학하던 중학생 시절에 사용하던 용어 이른바 “실빵꾸”를 오랫만에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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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흘러서 요즘이 되었습니다. 아내 차도 바뀌었고 제차도 픽업트럭에서 SUV 로 바뀌었는데 제 차의 타이어가 예전과 비슷한 현상을 보이는 겁니다. 예전에는 눈으로 관찰할 수 있을만큼 바람이 빠져야 확인이 되었는데 지금 차는 타이어 압력계가 있는 차량이라서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아도 타이어 내부의 압력이 낮아지고 있는게 보였습니다.

컴프레서로 바람을 넣고 나서 며칠간은 괜찮은데 또 일주일쯤 되면 경고 메시지가 뜰만큼 다시 타이어 압력이 낮아집니다. 그렇다면 이건 다시 진정한 “실빵꾸”가 오셨나 보다… 싶었고 직접 때우는 것은 당연히 선택사항이 아니었고 카센터를 방문하는 것도 시간 낭비일 가능성이 높아보였습니다. 이럴 때가 바로 ‘그분’이 필요한 때였지요. 실란트를 사와서 주입해 줍니다.

(1) 실란트를 준비합니다. 그리고 타이어에 뭔가 박힌게 있다면 그것도 빼 둡니다. 제 경우엔 눈에 보이는게 없어서 생략.

(2) 타이어 바람을 완전히 뺍니다.
 

(3) 실런트와 함께 따라오는 도구를 이용해서 밸브를 제거합니다. 

(4) 빨대를 꽂아서 최후의 한방울(?)까지 실란트를 주입합니다.

(5) 컴퓨레서를 사용해서 타이어에 공기를 주입합니다. 

집에 컴프레서가 없는 분은 그냥 카센터로 가시거나 컴프레서 있는 분을 방문해서 도움을 받아야겠네요. 핸디맨의 필수품 에어 컴프레서입니다. 제 것은 요즘엔 별로 쓰는 일이 없어서 먼지가 잔뜩 앉아 있어요. 

대시보드의 압력계 표시를 보면서 공기를 주입했습니다. 일주일 후에도.. 이주일 후에도 계속 다른 타이어들의 압력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비슷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