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침입자

By | 2017-12-08

사람사는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지구 반대쪽이래도 여전히 벌어집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좋은 일도, 나쁜 일도 골고루 벌어지고 좋은 사람 나쁜 사람 다 섞여 살고 있구요. 가끔씩 한국에 계신 분들 중에 캐나다 사람들은 모두 친절하고 범죄도 별로 없고 서로 싸우지도 않고 거짓말도 안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보곤 합니다. 물론 거의 모든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진 않으시지만요. 하긴 저도 어린 시절에 미국 영화만 보면서는 미국 캘리포니아 해변에 가면 금발의 쭉쭉 빵빵 여인들만 해변을 달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긴 합니다만.. 갱스터 영화를 많이 보는 사람들은 그 내용들을 또 일반화해서 생각하기도 하더군요. 20 여년전에 예비군 훈련을 갔을 때 그 당시 인기 높던 Knight Rider 드라마 속의 인공지능 자동차 키트가 진짜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었다는.. 원래 그 차를 미국 CIA 에서 비밀리에 개발해 놓았는데 외부로 그 사실이 유출되는 바람에 TV 에 출연시킬 수 밖에 없었다는 설을 진지하고 장황하게 늘어놓더군요. 그 드라마 한국 제목이 전격Z작전 이었던가요…

한국에서 리테일 매장을 운영한 경험은 없으므로 한국에서 겪어본 일은 없지만 당연히 한국에서도 벌어지는 일이겠지요? 뭐냐하면 누군가 제 비즈니스 매장 중의 한 곳의 출입구 유리를 까부수고 침입해서 한바퀴 돌아본 후 재빨리 도망갔다는 것입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이듯이 잠금고리가 있는 부분을 큰 돌맹이로 부수고 문을 열었죠. 여기는 다른 곳들보다도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얘기하는 런던 북쪽의 인구 밀집지역인데도 이런 일은 벌어집니다. 재작년에는 사방이 유리로 만들어진 버스 정류장 시설들이 여러곳 산산조각 난채로 발견된 사건도 있었습니다. 그보다 몇년 더 전에는 런던 북쪽의 고층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자동차 여러대의 유리가 파손되고 그 안의 네비게이션 같은 것들이 다 털어간 일도 있었구요. 제가 주인이면 네비게이션 그거 한대 그냥 달라면 줄테니 차 유리는 깨지 말아 달라고 하고 싶었을거예요. 이런 범죄의 범인들은 대다수가 고등학생들 또는 그 나이의 아이들이더군요.

범행 시각은 새벽 1시 경. 보안장치가 동작해서 경보가 울렸고 보안회사에서 경찰에 신고해서 순찰차가 출동했을 때에는 범인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구요. 제가 현장에 가서 살펴보니까 열리는 문은 다 열어본 흔적이 있더군요. 그런데 별로 돈 될만한 것은 없었기 때문에 잃어버린 것은 없었습니다. Bad News 는 유리를 수리하느라고 돈 좀 들었고 제 시간이 낭비되었다는 것이고. Good News 라면, 별로 돈될게 없는걸 알았으니 그 침입자들이 다음에 또 방문해서 유리를 깨부실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 그리고 또 좋은 일은, 유리업체에 연락했더니 바로 방문해서 크기를 잰 뒤에 그날 오후에 유리를 교환해줬다는 것이네요. 저는 하드웨어 스토어에 가서 판자를 사와서 드릴로 박아서 임시방편을 할 요량이었거든요. 아 또 있네요. 출입구를 열 수 있을만큼만 알뜰하게 유리를 깨고 다른 유리는 파손하지 않아서 감사했습니다. 이 깨진 유리의 몇배 사이즈 통유리가 출입구 좌우로 쭉 줄서 있거든요. 고마워요. 꾸벅.

보험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최대 5백만불까지 손해 보상이 되지만 자기부담금 Deductible 이 1천불이라서 수리비와 도난으로 인한 손실이 1천불 이하면 클레임할 이유가 없어서요. 유리만 수리하면 되는데 그게 1천불 이하였습니다. 네 리테일 비즈니스 하면서는 이렇게 삽니다. 이런 경우를 포함한 수많은 이유로 인해 항상 긴장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