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만든 것은 파고라(pergola)라고 부르는 햇빛 가림 지붕입니다.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파고라는 아래 사진과 같은 것이 있는데 4 개의 독립된 기둥을 가지고 있지요. 서구에서는 이런 시설을 파고라 이외에 Overhead Arbo, 혹은 Shade Shelter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부르는 것 같더군요.
제가 이번에 만든 것은 위와 같은 형식은 아니고 지지하는 기둥이 2 개 뿐이며 지붕 구조물의 다른쪽 면은 주택의 벽에 접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것을 Lean-to Pergola 라고 부릅니다. 우선 만든 것은 기초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단단한 기초 철물을 사용하여 기존 주택 기초에 고정을 했습니다. 사실, 콘크리트를 붓기 전에 주택 기초벽에 2 개의 13밀리 앵커볼트를 박고 그 사이에 사진의 철물을 위치시킨 뒤, 철근을 그 간격만큼 잘라서 온통 용접을 해서 고정시켰습니다. 벽체에 파고라의 하중이 거의 전달되게 하지 않으려는 의도에서죠. 기둥재는 4×4 방부목입니다. 기둥과 기둥 사이가 3 미터까지는 이 크기를 쓰고 3미터를 넘어가면 6×6를 사용하라는 가이드라인이 있어서 일부러 3미터에 맞췄습니다.
두 개의 기둥을 고정한 다음에 장선을 연결했습니다. 여기서는 원래 2×6 를 사용하려 했지만 집에는 2×4 밖에 없는 관계로 일단은 그걸 사용했습니다. 목재상에 가서 2×6 두 개 사는 것까진 쉬운 일이지만 3~4만원씩이나 주고 용달 트럭을 쓰기가 아까워서죠. 나중에 목재를 많이 사러 갈 때 함께 사 와서 반대쪽에 보강할 예정입니다. 사실은 2×4 가지고도 그리 무리가 있어 보이진 않지만요… 장선을 기둥에 고정하는 것은 12mm 직경에 150mm 길이의 Lag Bolt를 사용했습니다.
위의 사진 이후로 많이 생략이 되었네요. 며칠 전 비가 오기 전에 빨랑 해치우려고 진행하는 바람에 사진을 일일이 찍지 못했습니다. 아뭏든 뚝딱 뚝딱 거리면서 만든 것이 오른쪽 사진입니다.
그 윗쪽에 무엇을 얹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했더랬습니다. 비가 안 떨어지게 아예 판자를 얹고 슁글을 붙일까, 아니면 반투명 렉산을 쫙 깔아버릴까… 그러다가 생각한 방향은 그냥 햇빛만 차단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래티스였죠. 그런데 그게 너무 좀 분위기가 없이 썰렁한 것 같았습니다. 4피트x8피트 짜리가 5만원 전후 가격이었던 것은 둘째 문제였습니다. 결국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은 수수대로 만든 발을 치자는 것이었습니다. 양평읍에 가서 1.5미터x1.8미터 짜리 발을 2 개 사왔습니다. 값은 개당 4천원이었고요. 아래의 사진은 발을 올린 결과입니다.
발 설치 후에 집안에서 바깥 방향으로 사진을 찍어 봤습니다. 분위기가 아주 좋죠? 래티스보다는 역시 발이 탁월한 선택이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