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첫번째 글에 대한 질문 가운데 두 가지를 대답하고 넘어가렵니다.
한분이 배수로를 설치했느냐고 물어오셨죠. 저는 PE 재질의 U자 배수로를 사용했습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생긴 검은 플라스틱 재질입니다.
요즘엔 형질변경을 위한 토목공사를 할 때 위와 같은 PE 배수로를 사용하면 허가를 내 주지 않도록 방침이 되어있어서 시멘트 수로관 (U자관, 플룸관) 을 사용하는게 보통입니다만, 가격이 상당히 비쌉니다. PE 배수로관의 문제는 시간이 가면서 점차 쭈굴쭈굴해지고 파손될 수 있다는 것인데 제 경우에는 위에 주철 그레이팅을 씌워서 모양을 유지시킬 것이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뭐니뭐니해도 가격이 가장 큰 문제죠.
프렌치 드레인의 경우에 단순하게 비가 내리는 만큼만 배수해도 되는 장소에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할지 모르겠지만 제 경우에는 장마가 오면 뒷산으로부터 엄청나게 많은 양의 물이 쏟아져 내리기 때문에 위와 같은 관이 아니면 감당하지 못합니다. 참고로 French Drain이 뭔지 모르시는 분을 위해서 설명을 드리자면, 프렌치 드레인인 물길이 되는 땅을 판다음에 유공관을 부직포로 감싸서 그 물길 따라 묻고 유공관 주위를 자갈 내지는 굵은 모래로 묻어주는 배수로를 말한다고 합니다. 저도 마당의 일부분에서는 프렌치 드레인을 사용하긴 했습니다.
저희 집 뒷산 절개지에 면한 곳은 값이 저렴하고 실용적인 아연도금망, 일명 능형망으로 둘러싸 주었지만 사람이 출입하게 되는 앞쪽에까지 그걸 사용해선 안 될 것 같더군요. 그래서 이쪽은 메쉬 펜스를 설치했습니다. 메쉬펜스의 기본 길이는 2미터입니다. 철망이 꼭 2미터이므로 기둥과 기둥 사이는 2미터가 조금 넘게 되겠죠. 지난번에 설치한 능형망은 기둥과 기둥 사이의 간격이 반드시 2미터가 되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이번에 설치할 메쉬펜스는 반드시 그 간격을 정확하게 맞춰주어야 합니다. 기둥을 2 개 설치하게 되는데 그 중 한개는 정화조 옹벽 위에 위치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기둥 하나는 기초형, 다른 하나는 앵커형으로 구입했고 기초 콘크리트를 비벼만들어 기둥을 꽂아주었습니다.
다른 하나의 기둥을 위해선 정화조 옹벽에 구멍을 뚫고 앵커볼트 4개를 삽입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2개의 기둥을 다 세워 주었습니다.
기둥과 메쉬펜스 사이를 연결하는 것은 간단합니다. 판매업체에서 길다란 볼트와 걸이쇠를 함께 주는데 그것을 아래 사진처럼 기둥을 관통시켜서 양쪽을 붙잡게 만들면 됩니다.
아래 사진이 그렇게 만든 결과입니다. 사진 뒤의 모래는 이제 마당에 보도블록을 깔아주기 위해 주문한 것으로서 메쉬펜스를 설치하기 전에 배달되어 뒷마당 안쪽에 쌓여있습니다. 왼쪽 끝에는 출입문을 만들어주어야 하는데 따로 방부목으로 만들 작정입니다. 그런데 기둥 2개의 높이가 서로 다른 것이 보이죠? 하나는 1.2미터, 다른 하나는 1.5 미터 철망용입니다. 업체에 1.2미터용 앵커형 기둥이 없어서 할 수 없이 1.5미터용을 구입했기 때문입니다…
보도블록도 함께 주문해서 배달시켰습니다. 1평방미터당 39개가 들어가는 크기인데 가격은 평방미터당 6천원입니다. 개당 약 150원 정도 하는 수준이죠. 이것은 색이 칠해지지 않은 시멘트 블록인데 녹색이나 적색의 경우에는 색소를 첨가해주기 때문에 평방미터당 1만원을 달라고 하더군요. 원래는 회색과 적색을 섞어 시공하려고 했지만 가격차가 워낙 많이 나는 바람에 그냥 회색 보도블록으로 통일시켜버렸습니다. 보도블록은 원래 팔레트에 얹혀서 배달되는데 그걸 하차시키려면 지게차를 불러야 합니다. 한번 부르는데 6만원씩이나 하기 때문에 그냥 덤프트럭으로 배달시켜서 맨땅위에 쏟아 붓게 했습니다. 그래도 파손된 벽돌은 몇 개 안 되더군요. 아래의 벽돌은 2 팔레트, 즉 40평방 미터 가량 되는 양으로서 1500 개 이상입니다. 이걸 하나 하나 손으로 바닥에 깔아줘야 하는 것이죠.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