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뒷마당도 파란만장하게 손을 많이 봤지만, 이번의 앞마당도 꽤 손볼게 많습니다. 2년동안 엉망진창 상태에서 살다가 이를 악물고 사람사는 집 비슷하게 만들어 살아보자고 결심을 했죠.
지난번 글에서 적은대로 켄터키블루그래스 잔디씨를 뿌리고 한냉사를 덮어주었던 앞마당에서 드디어 싹이 나왔습니다. 이제 한냉사를 걷어주고 하루에도 몇번씩 물을 뿌려주고 복합비려도 한 포대 사다가 뿌려주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자세히 관찰해보면 아직은 좀 연약해 보이고 뿌리도 뻗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현재 상태에서 출입금지입니다. 이제 조그만 돌멩이들도 제거해 주고 슬슬 나오기 시작하는 잡초도 뽑아줘야 할텐데 이 싹을 밟고 들어가야 하니 조심스럽습니다.
앞마당의 바로 옆에 데크가 있습니다. 창고 겸 작업실로 통하는 길에 놓여진 것인데 예전에 이것을 만드는 과정도 글로 올렸었죠. 1년 넘게 그대로 놓아두었다가 조금씩 틈 날 때마다 오일 스테인을 치해주고 있습니다. 방부목에 왜 또 칠을 해 주나 싶었지만, 칠을 해주니 훨씬 품위가 있어 보입니다. 아직 왼쪽 절반 밖에 칠하지 못했습니다. 사진의 아랫쪽으로 마당의 일부와 콘크리트 기초의 일부가 보이는데 이곳까지 모두 데크로 깔아주고 그 위를 지붕으로 덮어줄 계획도 이번 앞마당 변신 프로젝트에 포함됩니다.
또 하나의 세부 계획을 실행하기 시작했습니다. 현관 옆에 수돗가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저께 벽체에 구멍을 뚫고 집 안쪽으로 나와있던 냉, 온수 꼭지를 바깥으로 돌렸습니다. 비닐 사이딩에 판넬 벽체라서 비교적 작업이 쉽습니다. 이 수도꼭지의 안쪽은 예전에 세탁기가 있던 곳이었는데 뒷마당에 세탁실을 만들면서 쓸모가 없어진 수도꼭지들입니다. 이 수도꼭지 아랫쪽에 다시 구멍을 하나 더 뚫어서 배수구를 만들겁니다.
왜 하필 현관 바로 옆에 수도꼭지를 만들까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집 밖에서 일하다 집에 들어가거나 외출에서 돌아올 때 집에 들어가기 전에 손발을 씻을 수 있습니다. 김치를 담거나 좀 큰 물건을 씻을 때 집안에 충분한 공간이 없으면 대개의 집들에선 밖의 수돗가에서 하게 되는데 그런 수돗가에는 거의 대부분 지붕이 안 씌워있습니다. 비가 오거나 햇볕이 따가우면 좀 일하기 힘들어지죠. 또 한가지 저희 집만의 이유는 수돗가가 뒷마당에만 있고 앞마당엔 없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이왕 만들꺼라면 이런 식으로 처리하자는 아이디어죠. 보기에 좀 이상할 수도 있어서 거부감 없는 마무리를 생각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