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날 지하수를 사용하는 전원주택의 화장실 변기에 달린 물통에 물방울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여름은 기온이 높고 또 습도 또한 높습니다. 화장실 내부도 마찬가지 상태인데 땅속에서 방금 끌어올린 지하수는 꽤 차갑죠. 그것이 변기의 물통을 가득 채우게 된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지는 자명합니다. 물통이 차갑게 냉각되면서 주변의 고온다습한 공기에 노출이 되므로 물방울의 응결이 생기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화장실은 거의 다 습식구조를 가졌기 때문에 변기 물통에 물방울이 생겨서 그것이 욕실 바닥에 떨어진다고 해도 별로 신경 쓰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또한 수세식 화장실이 일반화된 것이 겨우 이삽십년 정도 밖에 안 되었고 전원주택이라고 해서 지하수를 수세식 화장실에 쓰는 일도 비교적 적은 경우였기 때문에 별로 신경 쓸 일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습식 화장실이니 더욱 그렇겠죠. 반면에 물통에 담겨있는 물을 쓰거나 수도물을 이용하는 가정의 경우는 별로 문제가 안될겁니다.
저희 집 화장실은 물론 습식이지만 지난 여름에 바닥에 항상 물이 고여있는 것은 참 불만스러웠습니다. 깨끗해보이질 않아서입니다. 그래서 원인을 살펴보다가 발견한 것이 바로 변기 물통에 생긴 물방울이었습니다. 가을이 되면서 그 물방울은 사라졌습니다. 기온이 떨어지고 공기가 건조해지면서 생긴 결과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눅눅하고 더운 여름날에 화장실마저 축축한 것은 맘에 안 들기에 그 해결 방법을 찾아봤습니다.
저는 인터넷 상에서 insulated toilet water tank 를 검색어로 정보를 찾아봤더니 꽤 많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우선 발견한 사실은 미국에서도 그런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점입니다. 우리와 다른 점은 그런 응결 현상이 여름보다는 겨울에 생기더라는 것인데, 예를 들어 미국서부의 경우에 여름이 고온 건조한 반면 겨울이 다습한 곳이 많다는 것입니다. 겨울에 우기가 끼어있기 때문이죠. 제가 한동안 살았던 시애틀에서는 특히나 겨울에 비가 많이 왔던 기억이 납니다.
이 때문에 건축 자재상 (hardware shop)에서는 변기에 설치할 수 있는 단열 키트 (insulation kit) 혹은 라이너 키트 (liner kit)를 판매하고 있더군요. 아래 사진처럼 변기 물통 안쪽에 단열재를 설치하는 것입니다. 중간 밸브를 잠그고 물을 내린 다음 변기 내부가 바짝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접착재로 폴리에틸렌 또는 압축스티로품 재질의 라이너를 접착재로 붙이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최근에 판매되기 시작한 제품으로서 아예 단열이 되는 물통이 달린 변기도 나와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변기는 제외하고 물통만 따로 파는 경우입니다. Toto 제품으로서 물통만 153불에서 230 불 사이의 가격이군요.
참고로 또 다른 해결방법은 바로 변기 외부를 단열해주는 것입니다. 스티로폼으로 하기는 미관상 좀 그렇고 하니 예쁜 두꺼운 천으로 조끼를 만들어 입히는 것도 괜찮겠죠. 완벽하게 물방울이 생기는 것을 막지는 못하겠지만 상당히 개선이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