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작은 도마뱀이나 도룡뇽 종류들이 적을 만났을 때 꼬리를 스스로 분리해버리고는 적이 헛갈리는 사이에 도망을 가죠. 한국에서 몇번 보긴 했는데 여기 와서 집안에 어쩔 수 없이 함께 살아가야 하는 찡쪽들도 그런 본능적인 습성을 보이는군요. 오늘만 해도 두마리가 꼬리를 자르고 내뺐습니다. 잘린 꼬리는 혼자서 몇분동안 열심히 꿈틀거렸지만 감히 인간의 눈을 속이진 못해서 그 찡쪽들은 꼬리뿐 아니라 본체도 함께 제거되었구요. 예전엔 그냥 함께 살아야 하는구나… 쟤네들이 작은 벌레들을 잡아먹어 주니까 그냥 함께 살아야되겠구나.. 라고 신경 끄고 있었지만 주방의 그릇이니 수저들까지 휘젓고 돌아다니는 것엔 더 이상 못 참아서 일정 공간 안에 들어오는 놈들은 좀 혼내서 내쫓거나 변기를 통해 제거하고 있습니다.
요즘 비가 많이 오다보니 집에 들어와서 지내는 놈들이 참 많아졌어요.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이쪽창, 저쪽 창 커튼 뒤에서 열심히 짹짹 거리고 있으니 말이죠. 그래서 그냥 내쫒는 것만으로는 마음이 놓이질 않아서 이 녀석들이 주방의 그릇을 더럽히지 않도록 뚜껑달린 식기 건조대를 구입했습니다. 다 건조된 그릇들은 유리문 달린 찬장 안에 넣으니까 문제가 없는데 설겆이를 막 마친 그릇들은 이제까진 그냥 뚜껑없는 건조대에 올려놨었고 거기서도 찡쪽이 목격된 적이 있었거든요. 갑자기 기억이 흐릿한데… 매크로에서 300바트 정도 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