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주문한 캐논 SX10is 디지털 카메라가 조금 아까 배달됐다. 자연스럽게 공돌이 마인드를 발휘하여 박스 안의 사용설명서는 들춰보지도 않은채 박스 안에 함께 들어있던 AA 배터리 4개를 끼우고 SD 메모리를 꽂고 즉시 여러가지 설정을 하여 몇장 찍어봤다. 일단은 맘에 든다. 적당한 크기와 무게, 해상도, 광학줌 배율, 줌변환속도, 등등… 맘에 안 드는 것은 오로지 가격뿐인가 싶었는데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이 너무도 허술한 케이스와 렌즈덥개. 특히 렌즈덥개의 경우에 렌즈통에서 벗기면 본체에 대롱대롱 매달려줘야 하는데 끈이 달려있지 않고 어디 매달 만한 부분도 없다. 이렇게 쓰다간 며칠 안 돼서 렌즈덥개를 잃어버리거나 귀찮아서 덥개를 주머니에 넣은채 가지고 다니다가 지문 묻고 물 튀고 먼지가 쌓이기 십상일인테… 어떻게든 덥개를 매달 만한 대책은 마련해야겠다.
내가 맘에 들어하는 기능 가운데 몇가지만 보자. 우선 강력한 20배 광학줌. 예전의 필름카메라 시절 단위로 환산한면 28mm 광각에서 560m 초망원까지 커버하는 셈이다. 렌즈통을 가득 빼봤다. 아래 사진들은 휴대폰 내장 카메라로 찍은 것들이다.
또 다른 장점은 LCD 화면과 함께 뷰파인더가 함께 지원된다는 사실. 대낮에 쨍쨍 내리쬐는 야외의 햇빛 아래서 사진을 찍을 때는 어떤 LCD 가 달려있건간에 눈으로 피사체를 확인하기 어렵다. EVF는 이때 햇빛의 간섭을 받지 않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준다. 사실 나는 원래 EVF 가 아닌 TTL 뷰파인더를 갖고 싶었다. 아주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찍을 때에도 LCD 는 도대체 뭘 분간할 수 없는 칙칙한 화면만 보여줄 뿐인데 이때는 광학식 뷰파인더가 필요해진다. 결국 가격때문에 절반은 양보한 셈인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DSLR 기종을 사용하고 싶다는 희망은 여전히 마음 속에 남아있다. 지금은, “이것만으로도 어디냐~” 라는 상태다.
전용 배터리는 충전 어댑터를 휴대해야 하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에 신경쓰이게 만든다. 가벼운 마음으로 캐쥬얼하게 사진기 하나 둘러매고 나가고 싶은데 걱정은 배터리 수명에 있다. 게다가 열심히 몇달만 사용해도 그 수명이 팍팍 줄어드는 듯해서 더욱 답답해진다. 그래서 AA 배터리를 사용하는 카메라도 써보긴 했지만 몇장 찍지 못하고서는 배터리 용량이 바닥나는 바람에 별로 좋은 결과를 낳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 물건은 AA 배터리를 4개를 쓰고 있다. 알카라인으로도 꽤 여유있을 것 같고 니켈수소나 니켈망간 전지를 쓰는 경우엔 과연 얼마나 갈 지 시험해보고 싶을 정도이다. 우선 박스에 포함되어 있는 일반 알카라인으로 시험해보기로 한다.
그밖에도 장점은 (물론 단점도…) 여러가지 있지만, 구구히 신경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떤 Gadget 도 100%, 아니 90% 마음에 똑 떨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사용하다보면 그런 점들도 익숙해지면서 무감각해질 터이다. 단지, 렌즈 덥개만큼은 해결을 해야 후환이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