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1]
무슨 영화를 볼까 목록을 훑어보다 “분노의 질주 더 오리지널”이라는 제목을 보고 문득 떠오른 생각이다. 외국 영화를 수입해서 제목을 붙일 때는 “분노”라는 단어가 꽤나 즐겨 사용되는구나 싶다. 내가 봤던 영화들을 잠깐 떠올려 봐도 “분노의 질주” 시리즈만 해도 4편이나 되고, 소방관들이 나오는 “분노의 역류”라던가 탁구를 주제로 한 코메디 영화 “분노의 핑퐁”도 있고, 폭탄테러범에 관한 “분노의 폭발”도 있다. 존 스타인벅 소설을 영화화한 “분노의 포도” 라던가 스타트렉 시리즈 가운데 하나인 “칸의 분노” 같은 것은 원래 제목이 그런 것이다 싶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경우엔 그 제목들이 분노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억지춘향 식으로 “분노”를 집어넣고 있다. 영화 수입업자들이 뭔가 강한 이미지의 제목을 부여해서 잠재고객들의 관심을 끌려고 이처럼 영화제목에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 같다.
검색을 해보니 마침 어떤 분이 나같은 생각이 들어서 분노라는 단어가 들어간 영화 제목들을 모아놓은 게 있어서 아래에 인용해 보인다. 그런데 로버트 드니로 주연의 Raging Bull 의 한국제목을 나는 “성난 황소”라고 기억하고 있는데 여기선 왠 “분노의 주먹”이라니… 요즘엔 그나마 ‘분노’가 들어간 영화 제목이 많이 줄어들긴 했는데 그게 원어를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발음대로 적어넣는 바람에 그리 된 듯하다. 이게 좋은건지 아닌건지도 모르겠다.
- 분노의 13번가(1976) Assuult On Precinct 13 (90분)
- 분노의 강(1952) Bend of the River (91분)
- 분노의 갱(1988) Mapantsula (105분)
- 분노의 거리(1995) Streets Of Rage (96분)
- 분노의 계절(1972) Rage (104분)
- 분노의 눈동자(1986) Eye Of The Tiger (90분)
- 분노의 도시(1995) No More Dirty Deals (85분)
- 분노의 복수(1982) Daeth Vengeance (98분)
- 분노의 부정(1990) Keys, The (96분)
- 분노의 불(1991) Breathing Fire (92분)
- 분노의 사이코(1988) Psycho Rage (90분)
- 분노의 세 얼굴(1972) (90분)
- 분노의 아메리칸(1992) American Me (126분)
- 분노의 어벤저(1993) Rage Of Vengence (93분)
- 분노의 역류(1991) Back Draft (136분)
- 분노의 영웅 2(1996) Riot (96분)
- 분노의 예루살렘(1985) Rage And Glory (92분)
- 분노의 왼발(1974) (90분)
- 분노의 유산(1992) Legacy Of Lies (91분)
- 분노의 유혹(1990) Sleeping Car, The (87분)
- 분노의 응징자 (73분)
- 분노의 응징자(1993) Out For Blood (73분)
- 분노의 장미(1996) Sister In Law (90분)
- 분노의 저격자(1984) Blood Simple
- 분노의 조 배스(1976) Angry Joe Bass (82분)
- 분노의 주먹(1980) Raging Bull (128분)
- 분노의 질주(2001) The Fast and the Furious (107분)
- 분노의 질주(1994) Incident At Deception Ridge (94분)
- 분노의 집행자 2(1993) Rage And Honor 2 : Hostile Takeover (98분)
- 분노의 창(1997) (90분)
- 분노의 처형자(1995) Expect No Mercy (92분)
- 분노의 총구(1994) Loving Deadly (104분)
- 분노의 캠퍼스(1989) Heart Of Dixie (110분)
- 분노의 투쟁(1989) Fight For Us (92분)
- 분노의 트랙터(1987) Rolling Vengeance (102분)
- 분노의 특공대(1989) Forgotten, The (96분)
- 분노의 특공대(1987) Rage To Kill (94분)
- 분노의 파이터(1994) Kick & Fury (95분)
- 분노의 포도(1940) The Grapes of Wrath (128분)
- 분노의 폭발(1994) Blown Away (120분)
- 분노의 폭발 2 : 더블 익스플로우(1999) Der Flammen des Todes / Blown Away 2 / Feuerteufel (94분)
- 분노의 표적(1989) Demonstone (90분)
- 분노의 표적 Chain Of Target (90분)
- 분노의 함성(1970) Strawberry Statement, The (103분)
- 분노의 함정(1996) Saint & Sinners (97분)
[생각 2]
보통 아이들의 경우에 많은 현상인데 사진기를 들여대면 무의식적이건 의식적이건 손을 들고 검지와 중지를 쭉 뻗어내어 승리의 V 자를 그리는 것을 무척 많이 보게 된다. 이건 아이들 뿐만 아니라 20대 젊은 사람들 경우에도 자주 목격하게되며 뭔가 이렇게 해야 멋있게 보인다는 듯한 공식처럼 인식되어 있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흔하게 눈에 띈다. 한국사람만 그런 것은 아니고 일본 사람들도 어린이들과 학생들은 무척이나 V 자 포즈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TV 카메라가 비춰도 어린 학생들은 그 뒤에서 열심히 V 를 그린다. 어떤 이들은 한손으로는 모자란지 두손을 다 쳐들고 V V 를 그린다. 하와이에 여행을 간 사람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내민 하와이식의 손 인사를 하면 사진을 찍긴 하지만 그건 그 동네에서만 취하는 행동일뿐, 세계 어느나라를 가서도 기념사진을 찍을 때면 꼭 손가락으로 V 자를 만드는 것과는 다른 행위이다. 도대체 왜, 언제부터 그런 습관이 만들어진 것일까?
한가지 심증이 가는 것은, 한국과 일본에서의 공통적인 습관이 된 것으로 보아, 혹시 어느 일본 애니메이션 같은 것에서 액션 주인공이 멋부리는 장면에서 비롯되어 그걸 따라하기 시작하여 널리 퍼진 것이 아닐까? 그리고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카메라를 들이대면 뭔가 멋진 자세를 취해야 된다는 약간의 강박 관념을 가진 나이든 정신 미약자들이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포즈로 자리매김한 것이 아닐까? 그 이유야 어찌 되었든간에, 좀 생각해보면 참 희한한 습관인 것 같다. 과연 이 습관은 언제까지 계속 이어지게 될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