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밤 충혈된 눈을 꿈뻑거리면서 계속 컴퓨터를 만지작거리다가
지금 오랫만에 기타를 꺼내들어 조율을 시작하는 것은
잠이 오지 않는게 아니라 잠들고 싶지 않아서이다
머릿속에 가득한 생각들이 답답하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지만
그것들을 떨궈내고 싶지 않다. 특별히 해답이 있을 수 없는 그것들이지만
그래도 뭔가 떠오르는 느낌이 있을까 기대도 해가면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버티자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책상 위의 전자시계의 숫자 4개를 바라보면 11과 58을 나타내고 있는데
그 사이에서 두개의 점이 켜졌다 꺼졌다 끝이 없이 반짝인다
가만이 바라보노라면 빨라지는듯 하다가 눈에 힘주고 바라보면 다시 느려진다
이 시간들도 1초 1초 1초 시간도 다시 오지 못할 시간들인데
난 그 시간을 시계를 바라보며 흘려보내고 있다
이제 숫자가 12와 00으로 바뀌었다. 1초 단위의 변화에서 1일 단위의 변화가 생겼다
조금 전의 시간은 어제가 되었고 난 하루를 또 흘러보냈다
이런 식으로 1주일 1개월 1년 1평생이 지나갈 터이다
이런 식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머리속에선 아직도 답을 못 찾고 있고
계속 못 찾고 헤멜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눈을 꿈꺽거리며 버티고 있다
미련인가보다 미련하게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