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aul 에서 트럭을 빌리면서 함께 대여한 물건이 있다. Appliance Dolly, 즉 ‘가전제품용 돌리’이다. 한국에서 가족이 여럿이고 이삿짐이 많은 대부분의 경우엔 보통 ‘OOOO 익스프레스’라는 식의 이름을 가진 이삿짐 센터에 의뢰를 하고 직접 짐을 운반하는 경우가 없어서 이사장비에 대해선 잘 모른다. 게다가 이삿짐 업체에서도 냉장고나 세탁기 같은 커다란 가전제품을 운반할 때 특별한 전용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몇사람이 힘을 합쳐서 나르는 것이 현실이라 이 Appliance Dolly 라는 것에 대해선 전혀 볼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거의 혼자 힘으로 이사를 하면서 냉장고나 세탁기 같은 것을 운반하려면 아무리 힘이 세다고 해도 맨손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나도 이사하기 며칠전까지 그게 고민이었다. 트럭을 빌린 김에 다른 집의 지하실에 놓여있는 중고 세탁기를 사서 싣고 우리집에 와서 다시 지하실에 내려놓아야 하는데 그게 어떤 식으로 해야할지 도무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혹시나해서 방법을 찾기 위해 “How to move washers” 라는 검색어로 Googling을 했더니 자주 방문하곤하는 eHow 라는 사이트에 그 대답이 나와 있었다. “Use a Appliance Dolly”라고…
당연한 얘기지만 U-Haul 에서는 각종 이사 소모품의 판매와 함께 장비의 대여도 함께 하고 있었고 이 Dolly 역시 하루 10불에 rent가 가능했다. 한번도 써본적이 없기에 어떻게 사용할지 감이 안 잡혔지만 일단 트럭을 pick up 하면서 그것도 빌리겠다고 했다. 나중에 그 모양을 살펴보고선 아하~라고 무릎을 쳤다. 바로 아래의 사진 같은 모양이다. 얼핏 보면 트럭으로 무거운 짐을 배달하고 운반하는 이들이 쓰는 일반적인 수레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바닥에 있는 큰 바퀴 2개외에 손잡이 봉에 달려있는 고무벨트가 큰 역할을 하게 되어있다. 마치 탱크나 불도저의 캐터필러처럼 생겨서 이 Dolly에 무거운 가전제품을 싣고 계단을 오르내릴때 계단 층층의 끝에 이 벨트를 대고 한칸 한칸 오르내리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특히나 계단을 내려갈 때에 실려있는 짐의 무게로 인해 갑자기 쿵하며 아래 칸으로 떨어지지 않게끔 벨트는 천천히 돌아가도록 내부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
(아래 사진들은 내 경우를 찍은게 아니고 웹에서 빌려온 것들…)
실제로 사용해보니 과연 Appliance Dolly 는 DIY 스타일 이사에서 없어선 안될 물건이었다. 세탁기를 싣고 계단을 내려갈 때에는 혼자서 충분히 지하층에 내려 놓을 수 있었고 반대로 위로 올릴 때에도 힘은 꽤 들지만 혼자서 할 수 있는 정도였다. 운반중에 짐이 떨어지지 않도록 강력하고 확실하게 붙들어주는 스트랩이 달려있어서 운반중에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검색 결과 중에서 보니 어떤 물건은 벨트를 전기 모터의 힘으로 돌려주는 것도 있다고 한다. 내 경우엔 친한 한국집의 고등학생 아들이 도와줘서 좀 더 힘을 덜 써도 되었다. 아무 생각없이 혼자 힘으로 이사를 하리라고 결정하고 또 트럭 렌트까지 예약해 놓은 시점에서 세탁기 운반만큼은 아무 대책도 없었는데 잠깐 웹 검색하면서 그 해답을 찾아서 정말 다행스럽기 그지없다.
이렇게 모든 짐들을 이사갈 타운하우스에 운반하는 것까지 완료했고 이젠 각각의 자리를 찾아 정리해 넣을 차례다라고 생각하고 났는데 집의 상태를 둘러보니 그것만으로 끝날 일이 아니었다. 새로 만들어 넣을 것들, 고칠 것들, 사서 설치해야할 것들, 관리실에 얘기해서 수리해야할 것들 등등… 해결해야할 일들이 산처럼 쌓여있었던 것이다…
이사하시는데 도움도 못 드리고 죄송하네요. 다른 분도 U-Haul에서 저 돌리 꼭 빌리시더라고요.
동생이 일주일간, 아내와 아들이 일주일간, 이민온 친구가 4일동안 와 있어서 거의 3주가 휙 지나갔답니다. 아내랑 아들이 와서 너무너무 행복했었습니다. 한국 들어가시기 전에 라운딩 한 번 하셔야죠. 연락 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