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에 도착하는 항공여행은 정말 힘들었다.
캐나다 집에서 토론토 공항까지 버스로 2시간반, 공항대기 2시간반, 태평양 횡단 여객기 안에서 12시간… 게다가 일본에서 6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을 탑승구 근처에서 할일없이 앉아 기다리는 것이 피로를 더 부채질했다. 내가 기다리는 동안 그 앞 시간에 출발하는 3대의 비행기 탑승객들을 다 구경하며 그 떠드는 소리를 다 들어야 했다. 마지막에 중국 상해로 가는 승객들이 모여드는 것도 모르고 잠깐 졸고 있다가 너무 시끄러워 잠을 깼다. 중국 아줌마들이 서로 즐거이 대화하는 소리는 얼굴 표정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서로 죽자사자 싸우는 것으로 알기 십상이었다.
캐나다에서 일본 나리타 공항까지 타고온 12시간보다, 일본에서의 6시간 대기 시간이 오히려 훨씬 힘들고 지겨웠다.
그나마 마지막에 인천 공항으로 오는 2시간의 여정에서 이륙하자마자 바로 30분쯤 정신없이 졸었더니 간신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거의 8개월만에 맡는 한국의 공기는 습하고 퀴퀴하고 더웠지만 그래도 몸에선 익숙한 신호를 내보냈다.
11시 46분 출발의 공항철도에 올라타서도 그 익숙함이 반가웠다.
계속 새로운 것을 찾으며 살아왔지만, 이제 나이가 들었나보다. 오랜 친구가 반가운 것을 보니…
이렇게 다시 한국에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