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 오니 이 동네에선 많이 오건 적게 오건 항상 눈이 오는 것 같다. 지난달에는 2~3일에 걸쳐 온 눈이 1미터쯤 되어서 이 도시 런던 전체의 학교가 모두 연속 3일 휴교를 할 정도였으니 할 말 다했다. 그게 월–화–수 , 토–일까지 합쳐서 자그마치 5일동안 제 아이들이 학교 안가고 집에 틀어박혀서 뒹굴거린 셈이다.
오늘도 눈이 왔다. 큰 아이는 시내버스를 타고 학교로 가고, 작은 아이는 항상 아내가 손잡고 학교까지 데려다주는데, 오늘 아침엔 나도 옷을 단단히 입고 함께 나섰다. 기온은 영하 7도, 체감온도는14도… 평소에 안 쓰던 빵모자까지 뒤집어 쓰고 좀 답답한 상태에서 집을 나섰는데… 그만 학교에 도착하기 직전에 문득 숨이 차고 가슴이 막히기 시작하더니, 세상 천지에 쌓인 눈을 보는 내 눈 앞에서 뭔가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무늬가 여기저기 나타나기 시작했다. 꼭 아지랑이처럼… 머리속에서 삐뽀삐보~ 비상 경보를 울려서 마누라에게 “나 좀 이상하다“라고 신고를 했다. 그리고는 천천히.. 마누라 손을 꼭 잡고 심호흡을 하며 상황악화가 되지 않게 천천히, 천천히 집으로 걸어왔더니 좀 안정이 되는 듯 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눈길에서는 마누라가 미끄러질까봐 내가 마누라 손을 꽉 붙잡고 인도하며 살았는데.. 오늘은 반대가 되어버렸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되려나…
이런저런 일로 피곤하기도 하고, 아침의 사태도 있고해서 심신을 좀 쉬게 하려고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침대에 누워 자는둥 마는둥 있다가 컴퓨터 앞에 앉아 이것저것 작업도 하고 검색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몸이 축 처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얼굴이 화끈, 정신이 멍~, 가슴이 두근두근… 이게 또 상황 시작이다. 마누라가 아래층에서 저녁 먹으라고 불러서 살살 내려가서는 천천히 밥을 먹고, 아내에게 다시 신고를 해서 손발과 어깨를 주무르게 했다. 좀 나아지긴 했는데 긴장도가 여전히 충분히 낮게 떨어지지 않아서, 작정하고 실내 자전거에 올라가서 30분간 열심히 페달을 밟았더니 그 뒤에야 좀 안정되더군.
하루 동안 두 번의 불안 위기.. 캐나다에 와서는 계속 조용하다가 오늘 갑자기 찾아왔지만 그래도 재빨리 반응했고 또 아내가 함께 있음으로 해서 공황상태로 가진 않았나 보다. 약을 하루에 반쪽만, 자기 전에 먹게끔 많이 줄인 영향도 있을 수 있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침에 옷을 너무 두텁게 껴입었고 게다가 평소에 안 쓰던 빵모자를 쓰면서 너무 답답했던 것이 1차적인 이유가 되지 않았나 싶다. 다음에는 그런 점을 조심해야겠다… 그리고 더 일찍 자야겠고..
이런 저런 이유로 운동을 더 자주, 더 많이 해야겠다는데 생각이 닿았다. Exercise Bike 를 구입해서 매일 운동을 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데에 아내와 뜻을 맞춰서 하나 더 구입하기로 하고 sears.ca 사이트에서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다. 집으로 배달시키면 운송비가 60불이나 들어가므로, 운송비가 들지 않는 방법을 선택하여 Masonville Mall 에 있는 Sears 매장으로 배달되게 하여 직접 픽업하기로 했다. 14일에 Pick-up 하는거니까 일주일이나 남았다. 그때까진 자전거만 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