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에 한국에 있을 때 스마트폰으로 휴대폰을 교체하면서 새로 사용하기 시작한 Sony Ericsson 의 조그만 스마트폰 모델인 Xperia X10 mini. 캐나다에 와서 로밍 모드로 전환해서 계속 켜놨지만 실제로는 아침에 일어날 때 Alarm 으로, 첼로를 조율할 때 gStrings 프로그램을 구동하고, 가끔 카메라와 타이머 그리고 계산기 기능을 쓰면서 거의 전화기로는 쓰고 있지 않다. 로밍을 통해 받을 전화 자체도 그리 많지 않은데다가 거의 스팸 전화만 온다. 문자 메시지도 많이 오지만, 이것도 스팸이 대부분이고 또 MSN 메신저를 통해서 연동을 시켜놨기 때문에 전화기로 문자를 주고 받는 경우도 없다.
어떻게 해야 이 스마트폰을 더욱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문득 이곳 캐나다의 전화망에서 직접 쓰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알기로는 해외에서 산 전화기를 한국에서 쓰거나, 한국에서 구입한 것을 외국에서 사용하려면 특정 통신회사 혹은 그 국가에서만 사용할 수 있게 설정된 Lock 을 풀어야한다. 보통 언락(Unlock) 이라고 하는데 이걸 내가 직접 할 수 있을까 의구심도 들었지만, 일단은 웹을 검색해 봤다. 그랬더니 눈에 띈 내용 한가지 – 한국에서는 이미 2010년 하반기부터 판매되는 스마트폰에는 Lock 이 걸려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정말일까? 일단 해보는거다.
여기서 사용하는 전화기는 2대. 한 대는 Rogers 로서 아내가 쓰는 것, 다른 한 대는 내가 Bell 계열의 Solo Mobile 에 가입되어 있는 것으로서 내 것이다. 우선 Solo Mobile 전화기의 뒷 커버와 배터리를 뜯었다. 아.. USIM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 다시 웹을 검색해보니 이 회사는 CDMA 방식의 서비스를 하고 있어서 SIM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단다. 그래서 그 업체 전용 전화기엔 아예 USIM 카드 슬롯이 없는 것이다. 이번엔 Rogers 전화기를 뜯어봤다. 역시 GSM 방식 서비스를 하고 있어서인지 USIM 카드가 보였다. 이걸 뽑아서 한국에서 가져온 X10 mini 에 꽂았다.
다시 전원을 켜고 잠시 기다렸더니 초기화가 끝나고 안테나 표시가 뜨면서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시작됐다. 집전화로 예전의 휴대폰 번호를 눌렀더니 X10 mini 에서 벨이 울린다. 신기하고 재밌다. 설마 그렇게 간단히 될까 싶었는데, 정말 너무 쉽게 동작이 된다. 이건마누라 전화번호지만 한동안 내가 가지고 다니며 사용하다가, Solo Mobile 의 거지같은 2년 의무사용기간이 끝나면 그걸 Rogers 로 번호이전한 뒤에 USIM 카드만 새로 구입해서 바꿔넣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을 방문할 때엔 다시 원래의 SK 텔레콤 USIM 카드를 꽂아서 쓰면 되는 것이고..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