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진행하고 있는 몇가지 작업 중의 하나가 제가 가지고 있는 다세대 주택 건물에서 가장 작은 원룸 유닛을 리모델링 (여기선 리노베이션이라고 부릅니다) 하는 일입니다. 아주 작은 공간에 거실, 침실, 주방, 화장실이 빼곡이 들어차 있는 곳인데 이곳에서 가장 먼저 주방의 개조 작업을 시작해서 거의 마무리하는 단계에 이제서야 이르렀습니다.
5년 넘게 살았던 세입자가 방을 빼고 떠난 직후의 오리지널 상태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벽 한쪽을 다 차지하고 있는 싱크대는 너무 낡았고 그 뒷쪽으로 벽에는 장판으로 장식(?)을 해놓았습니다. 이걸 Back Splash 라고 부르는데 애초부터 좀 성의가 없이 만들어 놓은모습이죠. 벽에 매달아 놓은 키친 캐비넷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저렴한 렌트비를 내고 들어오는 세입자 수준에 맞춘 것이라고 해도 제 기준에는 도저히 맞지 않습니다.
게다가 개스 레인지와 냉장고는 어중간한 곳에 놓여 있으면서 쓸데없이 소중한 공간만 낭비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다 때려 부숩니다. 이때 사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장비들을 아래 사진에 보입니다.
벽 캐비넷의 문짝을 뜯고 선반을 하나씩 하나씩 뜯어냅니다.
싱크대도 마찬가지로 무자비하게 뜯어냅니다.
쓸데없이 한쪽 벽면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싱크대의 크기를 1/3로 줄이고 나머지 공간에는 밖에서 겉돌던 냉장고 및 개스 오븐을 넣기로 했습니다. 그를 위해서는 개스 배관을 약간 손 대어야 합니다. 모든 작업을 직접 제 손으로 진행하지만 오직 한가지, 개스 관련 작업은 그 부문의 허가받은 업자에게 맡깁니다. 도시가스 작업은 반드시 그래야만 합니다.
오른쪽 끝에 나와있던 도시 개스 배관을 왼쪽 끝으로 연장해서 옮겼습니다.
이제 바닥을 청소하고 그 위를 합판으로 덥은 뒤에 개스 관을 연장한 곳에 개스 오븐을 옮겨놓고 개스관을 연결합니다. 그리고 오른쪽 공간에는 냉장고를 집어 넣습니다.
이 공간에 기성품 캐비넷은 안 맞고, 따로 주문하기엔 비용이 많이 들고.. 그래서 ReStore 매장에 몇 번에 걸쳐 방문해서 적당한 중고 캐비넷이 나왔는지를 확인한 끝에 쓸만한 물건을 발견하고 즉시 구입해 싣고 왔습니다.
우선 지저분했던 주방을 청소하고 깨끗이 닦아준 뒤에 전체 벽면에 페인트를 칠합니다. 그리고나서 캐비넷을 설치했더니 제법 분위기가 확 바뀐 느낌이 드네요.
싱크대는 표준 사이즈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직접 뼈대부터 짜기로 결정하고 적당한 싱크 보울을 찾아나서기를 또 몇차례… 간신히 한 개 찾아냈습니다.
싱크대가 들어설 공간, 이놈의 바닥이 꽤 복잡합니다. 난방용 덕트까지 연결이 되어서 말이죠… 할 수 없이 고민끝에 특이한 구조를 고안해 냈습니다.
대충 싱크대 뼈대를 만든 뒤에 싱크 보울에 맞춰봤습니다. 문짝 후보도 검사해 봅니다. 대략 합격선입니다.
본격적으로 싱크대 제작에 들어갑니다.
싱크대 상판 (카운터탑)으로 쓸 재료도 사왔습니다. 필요한 것보다 더 길어서 잘라내야 합니다.
41 인치의 길이가 되도록 잘라내어 싱크 뼈대에 올려봤더니 잘 맞고 보기도 괜찮네요. 바로 옆에는 개스 레인지 후드를 설치하기 위해 준비해 놓았습니다.
싱크 보울을 넣을 수 있게 상판 가운데에 큰 구멍을 뚤어줄 차례입니다.
사이즈에 맞게 자로 재고 연필로 금을 긋습니다.
이런 작업을 위해 보통 직소 (Jig Saw) 톱을 사용하지만 이번 경우에 저는 원형톱 (Circular Saw)을 사용했습니다.
떼어낸 부분이 실제로 싱크대에 사용할 면적보다 훨씬 더 넓네요.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가 되어 버렸습니다. 잘라낸 부분은 어디에 활용하면 좋을지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싱크대에 장치했습니다. 딱 맞아떨어집니다. 그러면 아랫쪽으로 서로 단단히 고정해 주고 문짝을 붙인 뒤에….
하수도 및 상수도 배관 작업을 해 줍니다.
배관 공사가 다 끝나면 물을 틀어서 상수도와 하수도의 파이프에서 물이 새는 곳이 없는지 잘 검사해 보고 문제가 있으면 해결합니다. 한방울의 물도 보이지 않을 때 싱크대 작업이 완료되는 것이지요. 아래 사진은 테스트 중의 모습입니다. 아직 좌우 두 문짝 사이 안쪽에 칸막이도 안 달았고 뒷쪽 벽면을 막고 타일을 발라서 Back Splash 를 만드는 작업도 해야하지만 가장 중요한 작업들은 마무리 된 셈입니다.
오늘도 작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