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 두군데 있는 Costco, 그 중에 북쪽에 있는 매장 옆에는 옥수수밭이 있었다. 다운타운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번화한 곳인데 신기하게도 옥수수 농사를 짓는구나 싶었고 재작년 가을에는 컴바인을 동원해서 수확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저 건너편에 있는 건물은 장례식장… 죽음을 맞이한 누군가를 저 세상으로 보내는 의식을 치루는 바로 그 옆에서는 이렇게 옥수수를 키우고 있었고, 그 옆에는 또다시 창고형 대형 매장이 자리하고 있는, 뭔가 그리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것이, 이젠 더 이상 볼 수 없는 광경이 되었다. 이 사진에 찍힌 모습이 마지막 추수가 되었고 지금은 밭을 갈아엎은 뒤에 상가 건물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도시가 확장되어 가고 산업화가 진행되고 또 인구가 늘면서 땅들은 이렇게 변화되어간다.
한편으로는 우연찮게도, 런던 주변의 옥수수밭에서 수확한 옥수수를 주된 원료로 삼아 시리얼을 만들어 오던 켈로그 공장도 올해 안으로 문을 닫고 500 명의 인력을 정리한다고 한다. 런던에서 장장 90년동안 시리얼을 생산해 왔는데 그것도 이제 끝이란다. 이렇게 옥수수밭도 잊혀지고 시리얼 공장도 잊혀져 가게 되나보다. 사람들의 식사 패턴이 달라짐에 따라 급격한 판매 감소를 겪고 있어서라는데, 요즘 사람들은 아침식사 대용으로 먹어오던 시리얼이 아닌 무엇을 먹으면서 살고 있는걸까. 아침을 아예 안 먹게들 된 것은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