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뉴스나 TV 를 일부러 찾아서 보고 있지 않지만 카페에 들어오면서 네이버 로긴을 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소식이 눈에 띄여 몇개씩 클릭해서 보곤 합니다. 어제 본 것이 이것이군요. 동거녀 암매장 3년 vs “딸 추행” 살인 10년 판결 ‘시끌’…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sec&oid=001&aid=0009312937&isYeonhapFlash=Y&rc=N
법론적으로는 어느 정도 맞을지 몰라도 한국의 이른바 ‘국민정서법(?)’ 차원에서는 납득할 수 없는 재판 결과입니다. 워낙 ‘유전무죄 무전유죄’로 인한 불만이 크고 검찰과 사법기관에 대한 불신이 깊은데다가 논리적으로 재봐도 말 안되는 판결이 난무하니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겠죠. 우리가 살고 있는 캐나다는 어떨까요?
최근에 막 캐나다에서 미디어를 장식하기 시작한 뉴스입니다. 1990년대 초반에 광역 토론토 동쪽에 있는 스카보로 지역에서 14 세, 15세의 어린 여학생들을 납치해서 며칠동안 감금한 채 약물을 투여하고 성폭행을 하고나서 살해한 뒤에 그 시체를 유기한 젊은 부부가 있었고… 그 여자는 자신의 여동생을 남편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증정해서 약물투여 및 성폭행을 해서 죽음으로 이르기까지 했고… 그들이 경찰에게 체포된 뒤에 여자 범인은 남편을 범인으로 인정하는 증언을 하는 조건으로 12 년형만 받고 남편은 종신형을 받은 사건이 있었고… 판결이 다 내린 뒤에 알고 보니 여자는 그 범행 과정을 일일이 비디오로 다 찍어서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측과 형량 거래를 했기 때문에 그냥 12년만 감옥 생활을 하고 나왔다라는 이야기. 그 여자는 몬트리올에서 다시 결혼해서 아이 셋을 낳고 인생을 보람차게 살고 있더라… 원래 재판 과정에서 여자는 남자가 소녀들을 죽였다고 주장했고, 남자는 자기는 고문과 성폭행을 했지만 재미로 목졸라 죽인 것은 여자였다고 주장했으나… 재빨리 검찰과 거래를 마친 여자의 주장을 그대로 적용해서 남자는 종신형을 받았다… 내년 2018년에는 남자도 가석방 받을 자격이 되는데 이번에 여자가 전국적으로 뉴스에 등장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낮았던 가석방 허용 가능성이 거의 제로가 되었다더라… 남자의 이름은 폴 버나도(Paul Bernardo), 여자 이름은 칼라 호몰카 (Karla Homolka), 남자는 기존에도 14건의 강간 사실을 자백했는데 피해자가 죽기 시작한 것은 이 여자와 만난 후부터…
1995년의 신문기사와 범행을 벌인 부부의 당시 결혼식 사진…
위키피디아에도 등장하는 유명 인사…
뭐 여기까진 왠 미치광이 살인마가 다 있었구나라며 치를 떨게 되었다라고 쳐도, 문제의 그 여자는 2005년에 12년의 형기를 마치고 석방된 후 결혼을 다시 하고 3 명의 아이를 낳고 몬트리올에서 살고 있으면서 자신의 아이가 다니는 어느 교회 부설 사립 초등학교에서 부설 유치원의 발룬티어를 여러번 하면서 어린 아이들과 함께하는 활동을 하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학교는 그 여자에 대한 사실을 알면서도 다른 학생들의 부모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그 여자를 알아본 어느 학부모가 불만을 토로하자 오히려 그 학부모에게 학교에 오지 말라고 연락을 했다. 도대체 이게 뭔소립니까? 그냥 ‘카더라’ 입니까? 내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그 여자가 20여년전에 연쇄 살인, 그것도 잔인하게 10대 소녀들을 납치해서 성폭행하고 죽인 범인이었다니. 정신병으로 인한 행위도 아니고 그저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그런 일을 저질렀던 여자가 단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버젓이 선량한 시민들 속에서, 심지어는 어린 아이들과 함께 있게 놔두다니요. 설령 감옥에서 하늘에서 오신 ‘그분’을 만나 개과천선했다고 해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사태가 아닐까요. 이게 전국적으로 큰 뉴스가 되자 더 이상 발룬티어로 쓰지 않겠다고 학교에서 발표했다지만, 이것도 법률적으로 이해는 가지만 심정적으로는 도무지 납득이 안 갑니다. 이 사람도 제가 사는 런던에서 한참 먼 몬트리올에 살고 있지만 그 동네 분들의 심정도 복잡할 것 같습니다. 아니, 법률적으로 문제없고 논리적으로 해석이 가능한 일이므로 함께 섞여 사는 데에 문제 없다라고 말을 할까요…?
https://www.thestar.com/news/canada/2017/05/31/convicted-serial-killer-karla-homolka-volunteering-at-montreal-elementary-school.html
https://www.thestar.com/news/gta/2017/06/02/karla-homolka-should-be-hounded-for-the-rest-of-her-life-dimanno.html
또 다른 사건이 있었죠. ‘정신병’으로 인한 범행이라고 하여 약간의 납득은 되나 이 또한 전혀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올해 2 월에 좀 떠들썩했던 뉴스입니다. 2008 년에 그레이하운스 버스 안에서 생면부지의 22세 청년을 칼로 살해하고 목을 잘라서 다른 승객들에게 전시했던 범인, 빈스 리 (Vince Li) 가 계속 정신병원에 갖힌 상태에서 치료와 관찰을 받아온 끝에 이제 더 이상 위험 인물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고 올 2017년 2월에 완전 석방되었다는 것.. 이렇게 된 근거는 1999년에 대법원에서 정의한 “어떤 인물이 사회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완전 석방한다”라는 규정에 의해서랍니다. 담당 의사와 변호사의 주장은, 그 사람이 법을 준수해야하는 것을 이해하고 있고 또 약을 계속 복용해야 함을 잘 알고 있으므로 안전하다… 라는 것입니다. 지금은 윌 베이커 (Will Baker) 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위니펙의 어느 아파트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다지 이해가 가지 않는.. 아니 이해하고 싶지 않군요. 그나마 런던에서 아주 먼 땅, 위니펙에서 살고 있다고 하니 그나마 쪼금 안심입니다만 그 동네에 함께 살고 생활하고 있어야 되는 주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그리고 2~3 년 뒤에는 자신의 고향 중국도 방문할 예정이라는데 중국에서 과연 받아들일지는 모르겠군요.
https://www.thestar.com/news/canada/2017/02/06/man-who-beheaded-passenger-on-greyhound-bus-expected-to-seek-freedom.html
어찌 됐든 캐나다에서 계속 살아가야 할 입장에서는 이곳의 시스템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겠죠. 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한 두명이 아니라 계속 늘어나고 정작 내가 있는 곳에서도 함께 섞여 살아야하는 상황이 되면 과연 내가 어떻게 행동하게 될지는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최소한, 저 맨 위의 그런 여자와 한 동네에 산다거나, 혹은 그 여자가 발룬티어 한답시고 내 아이들과 같은 공간에 있게 되거나 하는 경우는 만들고 싶지 않을겁니다. 캐나다가 아무리 복지국가, 법치국가라고 해도 미치광이 살인마가 확실한 그 여자는 그 대상에서 예외로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