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입한지 1년쯤 된 다이슨 무선청소기 V7 모델이 갑자기 이상현상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전체가 카펫인 지하층은 커다란 유선 청소기를 사용하고 1층 거실과 침실, 주방에서만 많아야 일주일에 한번 사용할 뿐입니다. 이 물건은 완충한 뒤에 가동을 시작하면 일분도 채 안 돼서 멈춰버립니다. 내부 회로가 고장났는지 아니면 배터리가 맛이 갔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배터리를 교체하기로 결정하고 아마존 사이트를 살펴봤더니 호환 배터리 가운데 약 65불에 판매되는게 리뷰 점수가 괜찮게 나오더군요. 그에 비해 Dyson Canada 홈페이지에서 정품을 찾아보면 119불. 거의 2배의 가격차이가 납니다. 게다가 아마존 프라임에서 주문하면 우송료 무료에 바로 다음날 배송. 더 재미있는 점은, 기존 청소기에 달려있는 배터리에 표기된 스펙을 보면 충전 용량이 2000mAh 인데 아마존의 호환품은 그 두배인 4000mAh 입니다. 이걸 그대로 믿으면 가격대 성능비가 4배에 달하는 것이지요. 그 충전 용량이 사실이라고 해도 장기적인 수명은 또 어떨지 모르고요. 사용자 리뷰의 평은 괜찮아보입니다. 정품보다 longer run time, 즉 한번 충전으로 더 긴 시간을 쓸 수 있었다는 평들도 있고 말이죠. 일단 원래 달려있던 정품에 실망했으니 아마존의 호환품을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어제 아마존에서 주문한 그 호환 배터리가 오늘 도착해서 교체하고 충전시킨뒤 사용해봅니다.
새 배터리를 끼우니 일단은 지난번 배터리를 사망직전에 썼을 때보다 강력하게 동작을 해주어서 다행이다 싶습니다. 앞으로 더 사용해 보면 어떤 물건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가지 기억에 떠오른 것이 어쩌면 배터리의 조기 사망 이유가 과부하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얼마전에 한번 청소기를 돌리면서 좀 흡입력이 약해졌다 싶더니 혼자서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했습니다. 다시 충전시켜도 똑같은 현상이 바로 발생해서 파이프를 분리하고 Head 쪽도 내부를 살펴봤더니 머리카락과 먼지 등이 엉켜서 흡입경로의 절반 이상을 막고 있는게 보였습니다. 그것 때문일까 싶어서 제거한 뒤로는 혼자 꺼지고 켜지는 일은 없어졌지만 바로 지금처럼 조기 사망 현상이 생긴 것입니다. 이건 단지 하나의 가능성 뿐입니다. 하지만 이런 원인이 있어도 다른 청소기보다 두배 이상씩 비싼 제품이라면 그에 대한 보상 장치가 내부에 있어야 하지요. 다시 발생하지 않을거라고 믿지 못한다면 배터리도 이번처럼 그냥 싼걸로 사서 대충 쓰는게 맞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