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마당 개선 프로젝트는 정말 기나긴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지난번 두번째 보고서에서 보여드렸던 켄터키 블루그래스 잔디 파종과 수도배관 빼기도 미처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그와 병행해서 이번에는 데크 확장 및 지붕씌우기 공사를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작한지는 꽤 됐는데 요즘의 폭염 밑에선 제대로 일이 진행이 안되고 있어서 상당히 진도가 느린 상태입니다.
우선 주방 앞의 콘크리트 기초부분 일부를 포함해서 원래 잔디밭이었던 곳에 데크를 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기존의 경사지에 만들어 놓은 데크와 붙어서 넓직한 데크 공간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아래 사진은 데크 받침목 (sleeper)를 60센티미터 간격으로 배열하고 그 위에 상판 (decking board)를 올려놓아서 전체적인 구성을 검색하는 장면입니다. 그 오른쪽에는 콘크리트 기초에 부착하여 기초 바깥 부분으로도 데크를 연장할 수 있도록 장선 (Joist)를 임시로 만들어놓은 모습입니다. 연장 데크 장선을 기초 옆면에 붙이기 위해 고정될 위치에 대어 놓았습니다. 이때 벽돌을 받침으로 사용하여 높이를 맞추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콘크리트 기초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 데크에는 지붕도 씌울 예정이라서 아주 4×4 기둥을 잡아주는 아주 튼튼한 철물을 심었습니다. 사진의 왼쪽에 보이는 2 개의 기초는 기둥도 잡아주고 데크도 지탱해주기 위한 용도로 만든 것이고,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데크 받침의 역할만 하는 것이라고 좀 작게 만들었습니다.
작업하다가 너무 너무 더워서 햇볕이 따가와서 비치 파라솔을 가져다 저렇게 받쳐놓고 그 아래서 작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작업 위치를 옆으로 옮길 때는 파라솔도 함께 따라갑니다.
장선을 기초 옆면에 고정하기 위해 드릴로 구멍을 뚫고 있습니다. 원래는 장선 목재와 콘크리트에 따로 구멍을 뚫는게 보통이지만 이번에 새로운 방법을 사용해 봤습니다. 즉 기초콘크리트에 방부목을 대고 그 위에서 콘크리트드릴을 이용하여 목재와 콘크리트를 한꺼번에 뚫어버리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기초에 먼저 구멍을 뚫어서 거기에 먼저 앵커볼트를 박은 다음 그 위치에 해당되는 목재 위에 구멍을 뚫어 부착하는 방법을 썼었는데, 그런 경우에 한꺼번에 여러 개의 구멍을 뚫고 여러개의 앵커볼트를 박으면 한꺼번에 그 모든 구멍을 다 일치하게 만들기 힘들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사용한 방법에서는 한꺼번에 목재와 콘크리트에 구멍을 뚫게 되므로 그런 불일치 문제는 해결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방부목에 콘크리트 드릴 비트를 사용해도 구멍은 뚫리니까 가능한 얘기죠.
필요한 깊이 만큼 구멍이 뚤렸으면 앵커볼트를 삽입합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못은 그저 앵커볼트 머리쪽에 함께 끼어들어가서 나중에 벌어지게 되는 그 부분을 밀어넣기 위해 사용한 것입니다. 그 아래로 구멍 뚫을 때 나온 콘크리트 가루가 쌓여있습니다.
이제 열심히 너트를 조입니다. 볼트와 너트가 방부목을 살짝 파고들 정도가 될 때까지 돌려줍니다.
땀 뻘뻘 흘리며 열심히 조여준 결과가 아래 사진에 보입니다.
이제 장선 틀이 모두 고정되었고 수평도 맞췄고 하니 각각의 장선 목재들을 정식으로 고정합니다. 항상 그렇듯이 연결철물의 적절한 활용이 필요할 때입니다. 2×4 목재용 장선 걸이를 각 연결부위마다 사용했습니다. 앞에서의 4×4용 기초철물도 그렇고 이 장선걸이도 그렇고 제가 직접 살고 있는 집에 공사를 하다보니 안전하고 견고함이 최우선입니다. 하긴 공사 하시는 분들이 남의 집에 공사할 때도 그렇게들 해 주셨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아후… 정말로 날씨가 푹푹 찝니다. 아래 사진만 봐도 제가 작업하고 있을 시점의 그 무/더/위가 지금까지 생생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런 날 요런 공사를 위해서 필요한 도구 중의 하나가 낮은 의자입니다. 아래 사진의 의자는 제 공구함 가운데 하나의 뚜껑이면서 의자 겸 발디딤대 역할도 할 수 있게 만들어진 것입니다. 아주 유용한 것이죠.
장선 틀이 모두 고정되었고 기초 콘크리트도 어지간히 굳었고 해서 이제 데크 상판을 씌우기 시작했습니다. 현관 앞과 거실 앞의 통로까지 모두 데크로 연결시킬 계획이긴 하지만 한꺼번에 하기엔 너무 힘들고 감질나서 단계별로 하고 있습니다. 사진의 왼쪽 밑을 보면 삼각형 모양으로 장선을 만들었고 4×4 기둥 철물도 하나 더 기초에 고정되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향후에 진행할 부분입니다.
데크 상판 목재를 깔면서 못질을 하거나 혹은 스크류를 박으면서 목재와 목재 사이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는데 그럴 때는 적당한 굵기의 못 두 세개를 목재들 사이에 끼워가면서 간격을 맞추면 편리합니다. 그런데 전문적으로 시공하는 분들이 말하길, 요즘엔 기온도 일년중 최고로 높고 습도도 높아서 상판 목재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로 간격을 띄우지 않고 시공해도 된다더군요. 그게 올바른 설명인지 아니면 일일이 간격을 맞춰가며 시공하기 귀찮아서 하는 얘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조금씩 간격을 띄우는 것이 보기에도 좋고 더 안심이 되더군요.
데크 상판을 고정하는 방법에는 못과 스크류의 두가지가 있는데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저는 못을 썼습니다. 특별한 성능 상의 이유는 없고 그냥 스크류로 시공하기가 귀찮아서입니다. 사실 여기서 사용하는 못도 몸체에 나선형 홈이 가 있어서 스크류못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지난번 1차 데크 시공시의 경험으로 보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았습니다. 문제는 가끔씩 상판 목재가 건조하면서 강력하게 휠 때는 못이 당해내지 못할 때도 있다는 정도인데 그건 그때 가서 수리하렵니다. 제가 못을 박을 때에는 항상 습관적으로 못을 옆으로 약간 기울여 박습니다. 두 개의 못 가운데 왼쪽 못은 왼쪽으로 기울여 박고, 오른쪽 못은 오른쪽으로 기울여 박아주는 것이죠. 이렇게 하면 두 개의 못이 자체의 마찰력 뿐 아니라 서로 구조적으로 빗장을 걸어주는 역할도 함께 해주어서 더욱 단단해 질 것 같다는 개인적인 느낌에서입니다.
데크 상판을 부착하다 보면 휘거나 틀어진 목재가 꽤 보입니다. 그것을 제외시키면서 작업할 수는 없죠. 그래서 한쪽에 먼저 못을 하나 박은 다음, 지랫대의 원리를 이용하여 아래 사진처럼 강제로 똑바로 만든 다음, 그 상태에서 못을 박아줍니다. 물론 목재 사이의 틈이 조금씩 생기면서 나무가 휜 흔적이 약간은 남지만 그리 눈이 잘 띄진 않습니다.
데크 상판 목재의 끝부분에 못을 박다 보면 아래 사진의 왼쪽 못이 박힌 부분처럼 나무끝이 쪼개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합니다. 이러면 짜증나죠. 이런 쪼개짐을 방지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되는 요령이 있습니다.
박을 못을 뒤집은 뒤에 망치로 뾰족한 팁 부분을 가볍게 서너번 두리려서 약간 뭉툭하게 해 줍니다. 나무가 쪼개지기 쉬운 곳에 이 못을 박아보십시오. 완벽한 해답은 아니지만, 신기하게도 큰 효과가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제가 생각지 못하고 처음 못을 박았던 것이고 그 다음부터는 이 방법을 사용해서 한번도 쪼개짐이 없었습니다.
못을 다 박고 나서 하루의 작업을 일단락 하면서 그 기념으로 원탁 테이블을 올려 봤습니다. 물론 보람을 느낄 수 있었지요. 그와 함께 또 이게 겨우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과 앞으로 더 많은 작업을 해야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테이블 앞 의자에 앉아서 얼음물을 마시며 휴식을 하니 좋았습니다. 이제 집에 들어가서 또 번역 일을 시작해야지요. 그리고 내일 아침엔 또 앞마당 변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