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한국에서는 “달콤 쌉사름한 초콜릿” 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나본데 관객들의 반응은 알지 못하겠지만 미국에서 상영되었을 때 꽤 화제가 되어 나도 1993년에 시애틀 현지에서 처음으로 멕시코 영화를 보는 경험을 하게 되었었다. (정말 첫 멕시코 영화인지는 확실치 않다. 중학교 시절쯤에 봤던 “나자리노”라는 영화가 멕시코 작품이라고 들었던 것 같아서…) 기술적으로나 연출 면에서 오바하는 장면도 많고, 분장 또한 비슷한 상황이라 쓴 웃음 지은 부분도 몇군데 있었지만, 그 줄거리에 쏙 빠져들어 본 기억이 난다. 정말 신선한 분위기와 주제의 영화였고 마치 어른용 동화책을 읽어주는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주인공 여배우도 특이한 매력이 있었고…
이 영화를 만든 알폰소 아라우 (Alfonso Arau) 감독의 부인이 쓴 동명 소설 (물론 원제목은 스페인어)을 바탕으로 만든 이 영화의 성공으로 미국에서도 러브콜을 받아 몇몇 영화를 만들기도 했지만 그렇게 활발한 활동은 벌이지 못한듯 하다. 키아누 리브스가 출연한 “구름위의 산책” 이라던가 마이클 더글라스의 “로맨싱 스톤” 정도만 내가 본 영화들이다. 아마도 1932년 생이라는 그의 나이가 제한이 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이에 반해 요즘 뜨는 또 다른 멕시코 감독인 길레르모 델 토로 (Guillermo del Toro) 가 활발한 활동을 하는 것이 1964년생이라는 젊은 세대이어서가 아닐까 싶다. 이미 “헬보이”, “헬보이2”, “블레이드2”, “판의 미로” 등을 내놓았고 2011년에는 “반지의 제왕” 의 또 다른 줄기 (시퀄인지 프리퀄인지가 확실치 않음) 라고 할만한 “호빗 (The Hobbit)” 을 감독할 예정이라는데 그의 행로에서 만들어질 작품들이 기대가 된다. “판의 미로” 분위기를 가진 “반지의 제왕” 계통의 영화라… 과연 어떤 영화가 될지 궁금하다. 참고로, “반지의 제왕”을 감독한 피터 잭슨은 뒤에서 “호빗”의 총제작을 맡기로 했다고 한다.
글을 쓰고 난 지금 검색해 보니 나자리노 (The Love Of The Wolf, 또는 Nazareno Cruz Y El Lobo)는 아르헨티나에서 1974년에 만들어진 영화라고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