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억원짜리 복권에 복권에 당첨되는 정도는 되어야 “나는 운이 좋아”라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가하면, 길에서 만원짜리 한장 주워도 “나는 운이 좋아”라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사람들은 매일 행운을 만난다고 느끼기도 하고 매일 운이 나쁨을 한탄하기도 하다.
하지만 백억원짜리건 만원짜리건, 그렇게 운 좋음을 느끼는 것은 매일 계속되진 않는다.
결국은 돈에 관계없이 다시 일상의 느낌이 되어 또 운좋고 나쁨의 느낌을 거듭하게 된다.
나는 내 자신이 운이 좋아왔다고 생각한다.
치명적인 사고가 날뻔한 일들도 여러번 있었는데도 아직 이렇게 무사해서 운이 좋게 생각한다.
방황하며 학업을 등한시하여 학교를 졸업하시 못할수도 있었는데 어떤 계기로 졸업을 했고
유수의 대기업을 몇 개 거치면서 해외생활도 하고 많은 경험과 경력을 쌓은 것도 운이 좋았다.
경제적으로 궁픽하지 않을만큼 벌었고 또 전혀 내세울 만큼도 안되나마 재산을 만들었다.
성장기부터 계속 건강에 문제가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 정도면 충분히 세상 살아갈 몸뚱이라서 운이 좋다.
그래도 지금까지 내 평생 가장 운좋은 사건이라고 느끼는 일은,
내가 지금의 이 모습으로, 이 정신으로, 이런 가정을 가지고
망가지기 쉬운 내 정신과 몸으로 이렇게 행복을 느끼며 살아올 수 있었고
청년기를 거쳐 중년기를 살아올 수 있는 그런 좋은 운을 얻은 것은…
아내를 만나 부부가 되어 17년 동안 함께 살아왔던 일이었다.
가슴아픈 첫사랑도 아니고, 오랜 연애끝에 맺어진 관계도 아니고
혹은 이것저것 조건을 재어 가며 만난 것도 아니고
어쩌면 실수처럼, 또는 조금은 엉성한 인연처럼 만나 결혼한 것이지만,
지금의 아내를 만난 것은 정말 최고의 운 좋은 사건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단순히 운좋음을 벗어나 운명일 수 밖에 없는 일이 되었다.
오늘, 아내의 생일이다.
나는 태국에, 아내는 아이들과 캐나다에 있으면서 아내의 생일을 맞이하게 하려니 미안스럽다.
아들내미는 자신의 엄마에게 최고의 선물은 “생일날 아빠가 집에 오시는 것”이라고 했단다.
아내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도 전화속에서의 아내 목소리는 여전히 밝고 즐겁게 들린다.
원하는 그 선물을 전해주지는 못하지만, 이 블로그 상에서라도 이런 내 마음을 선물로 전하고 싶다.
“내 맘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