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가슴에 대하여 (2)

젖가슴이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수유기능을 하기위해 필요한 정도보다 훨씬 더 큰 크기를 가진다는 점을 말했다. 이는 성적인 목적을 위함인 것이다. 그런데 이 목적은 단지 크기 면에서뿐만 아니라 그 모양에 있어서도 작용하여 젖가슴은 아기만을 위한 것은 아닐 가능성을 짙게한다. 육아가 다른 목적이 더 우선한다고도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여자의 젖가슴의 형태는 둥글고 뭉실한 느낌을 주게끔 부풀어오른 것이다. 분식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찐빵과도 같은 굴곡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모양은 우리 어른이 보기에는 소담스러울지는 몰라도 정작 젖먹이 아기에게는 불편하기만 하다. 어린아기는 입을 앞으로 내밀어서 젖을 빨 수가 없다. 더구나 얼굴까지 조그맣고 아기들은 코까지 낮기 때문에 젖꼭지를 확인한 다음에는 얼굴을 온통 어머니의 유방에 파묻고서야 젖을 빨 수가 있다. 남들에게는 이것이 무슨 포만감이나 따사로운 느낌을 주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아기에게는 고통스런 일이 되기 쉽다. 코가 어머니의 젖가슴에 파뭍혀서 제대로 숨을 쉴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머니의 둥근 젖가슴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우리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왜 어머니의 젖꼭지는 그렇게 생겨야 하는가? 좀더 아기가 젖을 먹기 적합하게 만들어질 수는 없었을까?


이는 유방이 오로지 성적 미관을 위해서 형성된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인간이 제대로 진화되었다면 젖가슴의 형태는 인간 이전의 단계에 있는 짐승과도 같은 것으로 되었어야 했다. 새끼를 낳은 짐승을 주위에서 본 적이 있다면 이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개나 고양이, 소, 돼지와 같은 일반 포유류들 뿐만 아니라 인간과 가까운 촌수를 가진 침팬지나 고릴라 등의 유인원들도 모두 길게 늘어진 젖가슴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짐승들의 젖가슴의 모양은 마치 우유병과도 같다. 길게 늘어진 젖무덤에 젖꼭지마저 길게 솟아나와 인간의 젖가슴보다 훨씬 더 인간공학적인 모양을 가지고 있다. 우유병은 오로지 아기만을 위해 만들어졌고 어른이 사용하는 것은 생각지 않은 것이리라. 다른 포유류의 젖가슴 – 우유병처럼 생긴 그 젖가슴은 그것이 원래 의도되었던 목적과 같이 오로지 수유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제껏 살면서 인간 이외의 포유류가 젖가슴을 성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보았거나 들은 적이 없는 것을 보면 이 말이 맞는 것 같다.


인간의, 특히 여성의 젖가슴은 성적으로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하는 부분이다. 남자의 여성에 대한 소유욕은 꽤 여러가지 방면으로 발전되고 또 발휘되는데 젖가슴도 그 소유욕의 한 일면을 보여준다. 어린아기를 관찰해보면 항상 주먹을 쥐고 있거나 혹은 뭔가를 손에 넣고 싶어하는 경향을 보임을 알 수 있다. 성년층에 이르러 남자가 여성을 탐닉함에 있어서는 젖가슴이 그 소유욕의 대상이 된다고 해석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그게 사실이라면 어릴적부터 익숙해져온 그런 성향이 자라면서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되었음을 말한다. 한편으로는 앞에서 언급한 성적인 유혹의 목적을 더 자세히 해석할 수도 있다. 짐승의 암컷들이 꼬리가 있는 뒷쪽으로 숫컷을 유혹함에 있어서는 세가지 중요한 구성요소가 있다. 첫번째가 꼬리를 흔드는 일(꼬리치는 일)이고 두번째는 넓게 양쪽으로 벌어져 있는 엉덩이이며, 세번째 요소가 다리 사이로 드러나 보이는 생식기이다. 이 세가지가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숫컷을 유혹하고 마침내 교미에 이르는 것이다.


사람에 있어서 더 이상 뒷쪽으로부터의 유혹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들이 직립자세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간에게도 이 세가지 요소를 대신할 신체적 부위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것을 여자의 몸 앞쪽에서 찾는다면 당연히 다음과 같이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꼬리 대신 코를 사용한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의 코가 앞으로 튀어나온 것이 괜한 일이 아닐 것이다. 그저 빗물이 콧구멍으로 들어가지 않게끔 튀어나왔다는 것만으로는 좀 약하다. 또한 그것은 워낙이 성적으로 발달된 인간에게 적합한 설명은 아니다. 다음으로 다리 사이로 보이는 생식기는 여자의 입술로 치환이 된다. 예전부터 여자의 생식기는 항상 입과 비교되어 왔을뿐더러 그 세부의 명칭에 있어서도  ‘입술 순’ 자를 사용하여 표현한 것은 그런 주장을 그대로 보여주는 자명한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양쪽으로 벌어진 풍성한 엉덩이를 대신할 것을 만들어야한다. 입술과 코는 원래 있는 것이므로 문제가 없지만 엉덩이와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은 새로이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가장 좋은 것은 바로 젖가슴이다. 이 젖가슴을 부풀게 만들어서 유혹을 위한, 엉덩이를 대신하는 그런 기구의 위치를 차지하게 만든 것이다.


이처럼 생각하다 보니 한편으로 종교적인 호기심도 생긴다. 과연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이브의 젖가슴은 어땠을까? 그들은 아이를 낳을 필요가 없었으므로 자손 번식을 위한 성적인 기능도 필요 없었을 것이고 더군다나 성적인 목적도 필요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생각하면 신은 아담을 만들었을때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닮게 해서 만들었다고 하니까 왜 남자의 성기를 가지게 만들어졌을까라는 의문도 가지게 된다. 신에게도 생식기가 있었다는 것인가? 더욱 생각하기 힘든 것은 여성을 만들 때에는 그 내부 구조에 있어 어떤 것을 그 표본으로 삼았을까라는 점이다. 어쩌면 이미 짐승들의 수컷과 암컷을 만들어 놓은 상태였으니 그걸 참고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아담과 이브는 성교를 하고, 수태를 하여, 자식을 낳을 운명을 애초부터 타고 났을 것이라는 결론이 된다. 뱀에게 속아 선악과를 따 먹은 죄로 인해 여자들이 출산의 고통을 운명으로 갖기 시작했다는 것은 어찌된 설명일까.


인간의 여성이 다른 포유류 종과 또 다른 점은 젖가슴의 크기와 형태가 아주 다양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현대사회로 오면서 점점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 짐승 세계에 있어서 젖가슴의 크기는 각각의 종들의 모든 개체들에 있어서 거의 동일하다. 젖소 암컷이 유방의 크기가 작아서 문제가 되었다는 것은 보거나 들은 적이 없다. 이것은 인간이 새롭게 진화되어 가면서 여성의 젖가슴이 성적인 면은 최우선 위치에서 밀어놓는 모습도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오직 최소한의 목적인 수유를 위해서라면 그런 부푼 가슴은 필요없는 일이 될 것이다. 여권이 향상되어 가는 현대에서라면 더더욱 남자를 유혹한다는 측면을 생각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다. 몸으로의 유혹이 필요없게 되기도 하고 정신적인 측면으로도 수컷의 관심을 끄는 것이 가능한 것이 오늘날의 인간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런 여자들은 원초적인 의미에서의 이브를 닮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애를 낳을 필요도 없고 남자라고는 오직 아담밖에 없기 때문에 유혹할 필요도 없던 그 낙원에서의 시절을, 여자의 젖가슴은 그리워하는 것이나 아닐지. 그래서 그 당시의 밋밋한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이나 아닐지. 남성을 위한 삶, 남성에게 지배받던 시절을 상기시키는 젖가슴, 임신과 수유의 무겁고 고통스런 짐을 지어야하는 교미의 동기를 부여하는 유혹기능을 하는 젖가슴, 이런 것들을 탈피하고자 오늘의 여성들의 가슴은 남성과 같은 모습으로 진화를 해나가고 있는 것이나 아닐지. 그래서 어쩌면 가슴이 거의 없었을 이브처럼 변화해 가고있는 것이나 아닐지. 원래 모습의 복구라고나 할 수 있지 않을까. 여기엔 물론 반론이 크다. 작은 가슴을 선호하는 만큼 더 큰 가슴을 선호하는 여성들도 함께 많아져서이다.


오늘날 많은 여성들이 가슴을 크게 만들기 위해서 성형수술을 하고 있다. 가슴을 째고 원래 제 살이 아닌 실리콘이나 식염수, 혹은 기름 종류 따위 이물질을 집어넣고 있는 것이다. 성적으로 유혹을 하고 싶은 그 마음은 그러한 수술을 위한 비용과 고통, 그리고 부작용의 두려움까지도 참게 만들고 있다.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배우들도 젖가슴을 늘리는 수술이나 약물투여를 받는 경우가 간혹 있다고 한다. 여자들의 경우는 이른바 육체파 여배우들에게 해당되는 것처럼 남자들도 근육질을 트레이드마크로 삼는 액션배우들이 근육을 유지하거나 돋보이기 위해서 그런 일을 한다는 것이다. 운동이 부족할 때나 나이를 먹으면서 근육이 쳐질 때 그런 것이 필요하리라. 몸으로 돈 버는 일이 그리 쉽지만도 않은 것 같다. 여자건 남자건, 이런 행동은 그 가슴에 투자를 하여 더 큰 돈을 벌고자하는 상업적인 의도도 있는 반면에, 또 다른 부류에서는 더욱 더 여성적이고 싶어하는 여성들이 가슴 확대술을 통해 그 여성으로서의 자신감과 자기만족을 얻으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어쩌면 세상은 두 가지 종족으로 분화되어갈지도 모르겠다. 큰가슴 종족과 작은가슴 종족으로 말이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