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맨

코스트코로 쇼핑을 가서 식료품을 잔뜩 사고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 차 뒷문을 여는데 마침 옆을 지나가던 어느 여성분이 아무 생각없이 흘낏 열린 안쪽을 보더니 갑자기 안색이 희미해져서 걸음을 재촉해 지나가더군요. 눈치를 채고 대체 뭘 봤길래? 싶어 그분이 시선을 준 쪽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바로 이게 있는겁니다.

여기서는 슬레지 해머 Sledge Hammer 라는 명칭으로 부르는, 두 손으로 잡고 쓰는 큰 머리와 긴 손잡이의 망치인데 한국 공사 현장 같은 곳에서는 흔히들 ‘오햄마’ 라고 부른다는 그것. 바로 차 뒷문 앞에 있으니 예상치 못하게 보자마자 위협감을 느낄 수도 있는데다가 일(?)을 치룬 뒤에 증거 인멸를 위한 수건까지 준비가 되어있는 분위기를 주지 않았을까도 싶더군요. 더구나 그 물건을 소유한 사람의 인상이 그리 편한 느낌을 주지 않는 스타일이다보니 더더욱…

이 슬레지 해머는 제가 요즘 자주 하는 그 일을 위해 필요한 물건이지요. 일단 명령만 떨어지면 특정 주소로 찾아가서 한바탕 휘두르고 돌아옵니다. 낮보다는 저녁때 더 자주 일을 나가구요. 참 중요한 업무입니다. 그 업무가 뭐냐구요. 약간 비밀인데..

바로 이겁니다.

마누라가 리스팅 계약을 할 때마다 그 집에 찾아가서 For Sale 표지판의 기둥을 땅에 때려박는 일. 그래서 요즘 부업이 망치맨이 되었던 것이죠. 윗사진도 망치질을 한 뒤에 인증 사진 한 장 박은겁니다. 이 일을 위해서 큰 망치도 장만하고 했으니 뭐 망치질 할 다른 부업거리도 찾아야할까 싶습니다. 3월이 되면서 갑자기 마구 바쁘게 된 리얼터 마누라를 위해.. 이 큰 망치는 여전히 제 차 뒷문 바로 안쪽에 항상 대기 중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