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탁구

By | 2018-11-07

집을 사서 이사를 들어온지 어언 한달이 지났습니다. 2층집 전체 바닥이 대부분 카펫으로 덮여있던 것을 다 뜯어내고 마루를 직접 설치하는 와중에 살기 시작해서 아직 공사가 안된 상황에서 신발 신고 살면서 혼자 계속 틈틈이 공사를 해서 간신히 마루를 다 깔았고 그 며칠 뒤부터는 몰딩을 붙이기 시작해서 내일쯤엔 그것도 다 마무리될 듯한데, 그 일들만 있는게 아니라 냉난방, 화장실, 차고 등등 할일이 계속 줄 서서 기다리는 중이네요. 어찌 됐든 직접 하나 하나 처리해 나가는 중이고 결국은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될 일들입니다. 그런 와중에 토론토로 이사를 가는 분들이 탁구대를 가져갈 수 없다며 가져가겠느냐고 해서 덥썩 찜해 놓기는 했는데 정작 옮기려고 하니 제 혼다 파일롯은 뒷자리를 몽땅 접어도 쪼금 사이즈가 모자라더군요. 할 수 없이 Home Depot 에서 Van 차량을 렌트해서 옮겼습니다. 그렇게 비용이 들어가고 또 집에 놓을 공간이 있기나 하나 싶어서 괜히 탁구대를 인수했나하고 잠시 후회를 했지요. 어쨌든 지하실에 간신히 공간을 만들어서 조립을 해 놨습니다. 비좁은 곳에서 왠 탁구냐 싶었는데… 이게 의외로 아들과 아내가 즐겁게 탁구를 치더라는 것이죠. 저는 원래 고등학교, 대학교 졸업반 시절, 그리고 직장 다닐 때에도 잠깐 좋아라 치던 시절이 있고 지금도 좋아하는데 가족들까지 좋아하리라고는 예상을 못 했습니다. 사실, 골프는 집에서 저만 좋아하지만 그건 혼자서도 가능하고 또 다른 사람들과 만나서 집 밖에서 즐기는거니까 상관없지만 탁구대를 집에 놓고 저 혼자만 치고 싶어하면 아무 소용이 없지요. 탁구 클럽에 매번 가서 칠 것도 아니니까 말이죠. 암튼 차량 렌트비는 물론 낑낑 거리며 옮긴 노력이 아깝지 않게 되어서 좋구 또 다들 일을 마친 뒤에 저녁을 먹고 밤에 지하에 내려가서 탁구를 치며 운동을 하게 되어서 참 좋습니다. 이제까지 겨울 동안 골프를 못 쳐서 운동이 부족했었는데 앞으론 그런 걱정 안 해도 되겠습니다. 낮에는 사업도 하고 집 수선 작업도 계속 하고 밤엔 운동을 하고..  이제 우리 가족은 밤마다 탁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