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 Review 헛소리

By | 2019-09-28

괜찮은 식당을 가고 싶은데, 물건을 사고 싶은데, 혹은 무슨 서비스를 받고 싶거나 여행을 가고자 할 때에도 캐나다의 사람들은 대개 구글링을 한다. 한국에선 요즘 구글 검색하는걸 가지고 구선생에게 물어본다고 한다고 한다나 뭐래나. 유튜브에서 검색해서 동영상으로 정보를 알아내면 유선생에게 배운다고 하고..  한국 살던 시절엔 다들 네이버 검색만 쓰는줄 알았더니 요즘엔 구글 검색도 하는가보다. 그렇게 구글 검색을 하면 그 상품,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 소개가 검색창에 나오고, 그 다음에 빠지지않는 내용이 바로 Google Review 이다. 구글 리뷰가 소비자들에게 어느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가 하면, 어떤 조사 결과에 의하면 “93% of consumers read customer reviews before making a decision about a local business” 라는 정도. 나 역시 구글 검색을 해서 Review 점수와 내용을 다소 참조하기는 하는데… 그게 말도 안되는 점이 많다는걸 시간이 들면서 점점 더 느끼고 있다. 특히나 내가 받기를 원해서 받는게 아닌 평가를, 내 자신의 비즈니스에 대해 받으면서 더욱 그렇다는게다.

많고 많은 에피소드 중의 하나지만, 여러 해 전에 한국의 어느 식당에서 직원이 끓는 음식 (해장국 같은 것?)을 자기 아이에게 쏟았다고 온라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난리를 피우던 일이 있던걸로 기억난다. 그때 온라인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거의 그 식당을 망하게 해야한다는 식으로 대응하고 실제로도 그 업체는 엄청난 대미지를 입었던 것으로 들었다. 역시나 반전의 드라마답게, 얼마 후 CCTV 동영상이 올라왔고 실제로는 그 아이가 식당 안에서 마구 뛰어다니다가 스스로 그 아춤마에 부딛치면서 운반중인 음식이 쏟아진 것이 밝혀졌으며 이번엔 많은 사람들이 그 아이 엄마를 비난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지만, 글쎄.. 결과적으로 바로잡힌 것은 없을 것이다. 처음에 문제를 야기했던 개인들이 무슨 영향을 받진 않을테고, 그 식당은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Damage is done! 처음에 한쪽 말만 듣고 마구 온라인 상에서 사안에 대해 키보드와 휴대폰 화면을 두들기며 식당을 비난했던 사람들은..? 다들 잊어버리고 각자 갈길을 가고 있겠다.

이건 한국에서만의 일이 아니다. 캐나다에서 비즈니스를 하면서 수시로 그런 문제에 직면한다. 소비자들이 리뷰를 올리는 곳은 Google 말고도 Yelp 니 뭐니하는 곳들도 있지만 검색시장을 장악한 구글의 리뷰는 특히나 스몰 비즈니스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런걸 아는 소비자들 가운데 100 명 중의 1명, 그게 많다면 1천명 중의 1 명이라고 하자. 그 아주 소수의 소비자에게는 매우 훌륭한 위협수단이 되는게 구글 리뷰이다. 실제로 내 비즈니스에서도 일년에 한 두 번 정도 그런 일이 생긴다. 어떤 또라이는 별 이유도 없이 자기 맘에 안 든다고,
“내가 구글에 아주 나쁜 리뷰를 마구 올려서 너희 망하게 하는건 식은죽 먹기다”
라고 한 경우도 있었고, 직원에게 말도 안되는 서비스를 요청했다가
“나와 내 회사 직원, 마누라, 친구, 사돈의 팔촌들에게 다 얘기해서 구글 리뷰에 너희가 최악이라고 쓰게할거야”
라고 전화질을 해 댄 사람도 있었다. 이 사람은 공짜로 뭐 하나 줄까 말했더니 바로 “헤헤..” 라고 수그러진 경우였다. 나중에 보니 여전히 구글 리뷰를 적으면서 온갖 욕을 해대긴 했다. 거짓말도 참 유치찬란하게 하면서. 내 직원이 잘못을 저지른 경우도 있지만 조사해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내 매장 가운데 한곳에 대해 누군가 쓴 리뷰는 별 5 개 중에 1 개를 주면서 이렇게 코멘트를 적었다. 자신이 갈 때마다 항상 봤던 T 라는 직원이 더 이상 그곳에 없어서 실망했단다. 하지만 난 알고 있다, 그 T 라는 직원이 리뷰 쓴 사람의 친구인데 T 가 회사에서 짤려서 복수하는 심정으로 리뷰를 적었다는걸.. 예전에 그렇게 좋은 서비스를 받고 있을 때엔 아무 리뷰도 안 쓰다가 친구가 짤리니까 역시 의리(?)있는 친구 코스프레를 하는 것.

웃긴 사실 하나.  위의 리뷰를 쓴 사람은 그 T 라는 직원이 일하던 다른 직장에 대한 리뷰도 마찬가지로 그 직원이 그 업체에서 일하는 직원 가운데 최고였는데 (Amazing, Best, Knowledgeable 라는 표현으로..) 거기서도 짤렸고 그 직원이 없어서 자긴 더 이상 그 업체를 신뢰하지 않은다며 별 1개를 줬다. 비즈니스에 대한 평가가 아닌, 자신과 친분이 있는 직원의 유무로 그 비즈니스 평가를 한 것이다. 누가 봐도 코웃음 칠만한 내용이다.

내가 그 직원을 해고한 이유는, 해야할 일을 안 하고 빤한 거짓말로 변명하고 또 자신의 잘못을 다른 직원이 모함하는 것으로 말하는 등의 이유에서였다. 다른 직장에서도 해고된 이유도 비슷한 이유가 아니었을가 싶다. 이 직원 말고도 구글 리뷰 내용중에는 실제로 내 비즈니스에서 일하던 직원이 해고된 뒤에 직접 악평을 하면서 올린 리뷰도 아직 남아있긴 하다.

소비자들이 구글 검색을 워낙 많이 찾아보니까 별 일들이 많이 생기는가 보다. 어떤 비즈니스 운영자가 직접, 가족들, 친척들, 친구들, 관련 업자 등등에게 모두 별 5개짜리 구글 리뷰를 부탁하는 것은 애교다. 구글이 자체적으로 리뷰 남용한 글들을 걸러내려고는 하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자동 리뷰 생성기를 쓰기까지도 한단다. 이렇게 자신의 비즈니스의 평균 평가 점수를 올리려고 하는 것은 그렇다 쳐도 다른 경쟁자를 깍아내리기 위한 것까지도 한다고 듣고보면 좀 피곤해진다. 어떤 사람은 실수로 비슷한 이름의 다른 비즈니스에 악평을 하기도 하고, 실제 서비스를 받거나 상품 구입을 하지 않은 곳에 대해서도 평을 올린다. 그리고 ‘카더라’ 소식통을 기반으로 거짓 리뷰를 올리기도 한다. 스마트폰의 시대에는 그런걸 올리는 게 워낙 간단해져서 그런지 어떤 이들에게는 리뷰질이 심심풀이 놀이가 되기도 한다. 그들은 알라나 모른다, 그런 장난스러운 리뷰질이 연못의 개구리들에게 날아드는 큰 돌멩이가 될 수 있다는걸..

구글 리뷰가 한번 올라가면 그 글에 심각한 불법적인 내용이 없다면 최초 작성자가 지우지 않는한 계속 온라인에 남아있게된다. 다른 비즈니스들은 고객이 불만스럽다라고 적으면 오너 또는 매니저가 자신에게 직접 전화를 걸면 만족스럽게 그 불만사항을 해결해주겠다고 응답을 적는 경우가 흔하다. 이건 마케팅적으로 거의 표준화된 응답이다. 그럼으로써 검색자들에게 이 업체가 고객들에 대해서 최대한 배려한다는 인상을 주려는 것이다. 그런데 나처럼 내 비즈니스의 오너 자격을 누군가 가져간 상태라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내가 그 가짜 오너에게 이메일로 연락을 취해도 아무런 응답이 없다. 그렇다면 나의 선택은? 현재로서는 철저히 ‘모르쇠’ 모드로 남아있을 뿐이다. 그래도 리뷰의 내용에서 뭔가 내가 서비스를 개선할 만한 사항이 발견되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액션을 취하고 있다. 리뷰에서 배울 점이 적지 않아서이다. 한편, 리뷰 내용에 대응하기 보다는 만족하고 있는 고객들이 더 많은 긍정적인 리뷰를 올리게끔 유도하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고.. 난 그저 별 5 개 중에 평균 점수가 4 개쯤 되니 만족할 뿐이다. 전,현 직원이 자신의 직장에 대해 리뷰를 올리는 것은 Google Review 정책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Google 홈페이지에 명시되어 있지만, 내 경우에 구글에 연결해서 이전에 짤린 직원이 올린 리뷰를 삭제하라고 요청을 해 봤지만 구글 측으로부터는 대답도 없고 변화도 없었다. 대형 업체들은 변호사를 통해서 그런 액션을 취하려나? 나같은 스몰비즈니스들은 그냥 보고만 있을 뿐이다.

나 역시 레스토랑에 대한 정보를 찾거나, 뭔가 새로운 것을 구입하거나 할 때 여전히 구글링을 한다. 리뷰? 그것도 보긴 하지만 아주 약간의 참조만 할 뿐이다. 구글 리뷰 점수가 높았는데도 불구하고 실제 방문했을 때 실망스러운 곳도 여전히 많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많이 경험한다. 쓴웃음을 짓게 만드는 리뷰는 여전히 많다. 며칠 전에 본 리뷰에서는 그 비즈니스에 방문해서 직원이 “How are you” 라고 먼저 인사를 안 했다면서, 아무리 바빠도 인사를 잘 해야 된다며 별 1개에 악평을 올린 것도 봤다. 또 다른 날에 라디오 뉴스에서 “어느 고객이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햄버거에 마요네즈를 넣지 말라고 주문했는데 그게 들어간걸 받았다며 911 에 신고 전화를 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아마도 그 신고자가 구글리뷰를 올린다면 온라인 상에서 제법 난리법석을 칠 듯 하다. 이런걸 보면 언제 어디서나 항상 또라이 질량 불변의 법칙은 존재하나 보다. 한편으로는, 같은 스몰비즈니스 오너로서 안타까움이 들기도 한다. 내가 어떤 작은 매장에서 물건을 산 뒤에 문제를 발견하고 가볍게 컴플레인을 했더니 “우리 이 문제를 잘 해결해보자. 구글에는 올리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들은 적도 있다. 실제 업체의 잘못이었건 악질고객의 소행에서였건 구글 리뷰 때문에 꽤 힘든 일이 있었던게 아닐까? 다른 소비자들은 구글 리뷰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까. 정말 그 내용을 신뢰하고 있을까, 아니면 나처럼 그냥 약간의 첨조만 하고 있을까…? 아니면 무시하고 살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