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이냐 스몰비즈니스냐 그것도 아니면..

By | 2020-03-08

코로나 바이러스로 세상이 떠들법석한데 최소한 이곳 런던에서는 겉으로 봐서는 아직 별 낌새가 느껴지지 않니다. 어저께 대형 중국 마트 Food Island 에 가서 시장을 봤는데 여전히 쇼핑하는 사람이 많았고 다른 민족들은 물론 그 많은 중국인들 (주로 학생들)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한 명도 보지 못했습니다. 어느 지역에서는 물건 사재기 현상이 있다는데 여긴 항상 그랬듯이 물건들이 가득이 쌓여있더군요. 이렇게 지나가는걸까요? 그건 아직 모릅니다. 앞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더 넓게 퍼져서 더 많은 감염자가 나올거라고 다들 얘기하고 있으니까요.

이렇게 동요하지 않는 듯한 모습들이지만 그 속으로는 적지않은 변화가 보입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자주 코로나 바이러스를 화제에 올리기도 하고요. 특히 리테일 비즈니스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위의 중국마트나 다른 대형 수퍼마켓들은 워낙에 규모가 있어서 잘 드러나지 않지만 그래도 예전과는 차이가 조금 납니다. 하지만 더 작은 리테일 비즈니스, 특히나 작은 식당들은 눈에 확 띄는 차이를 느낄 때가 자주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 그릇과 숫가락 젓가락 포크 등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공유한다는 점은 비록 그것들이 깨끗이 세척해서 나온 것들이라고 해도 예전처럼 아무 생각없이 사용할 수는 없나 봅니다. 아무튼 요즘 식당을 찾는 고객들이 많이 줄었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Take out 이나 다른 음식 배달 수요는 더 높아졌을라나 모르겠습니다.

나의 비즈니스.. Indoor Tanning 역시 조금 영향이 있어 보입니다. 특히 새로 오픈한 매장은 많은 돈과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새 건물로 이전개업을 한 것인데 기대만큼은 수요가 따라주지 못하는군요. 그냥 그럭저럭 수준입니다만 그런 배경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우선 맨살을 대는 장치들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야한다는 점.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여행을 덜 가게됨에 따라 여행 전 사전 준비작업으로서의 Tanning 수요도 줄어든 것 같습니다. 게다가 무슨 겨울이 이리도 날씨가 푸근한지.. 겨울이 어느정도 추워야 우리 장사가 확 빛을 발할텐데 말이죠.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 Seasonal Business 의 애환이기도 합니다.

올해초만 해도 운영중인 매장이 3개 있었는데 그 중에서 한 곳을 팔아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돈으로 타운하우스를 한 채 더 샀구요. 물론 모기지를 잔뜩 받아야했지만 런던의 주택 경기가 심상치 않은 상태에서 더 이상 기다리면 부동산에 투자할 기회를 영영 놓쳐버릴 것 같더군요. 게다가 스몰비즈니스, 특히나 리테일 비즈니스들은 세월이 갈수록 점점 더 재미를 볼 기회가 줄어드는데 거기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 한채만 가지고는 노후 대책이 전무할 것 같아서 이제 리테일 비즈니스가 아닌 부동산으로 다시 돌아갈까 합니다. 한국에서 가입해있던 연금 보험도 만기가 된지 꽤 시간이 흘렀는데 그것도 다 가져와서 추가로 한 채 더 사는 것도 계획중입니다. 다행히 아내가 리얼터라서 최적으로 나온 주택을 찾을 수 있었고 모기지 에이전트 일도 해서 모기지를 줄 Lender를 잘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요즘 캐나다로 이민 오는 분들은 예전보다 비교적 젊은 층이 많은 것 같더군요. 그래서인지 캐나다에서 학교를 다니고 그 학력을 기반으로 취업하는걸로 이민 생활을 시작하는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그런데 캐나다는 단순 월급장이로서는 그렇게 돈을 잘 모을 수 있는 사회가 아닙니다. 그래서인지 졸업 또는 취업 후에 비즈니스 창업 또는 인수를 생각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민병에 걸렸을 때처럼, 창업병에 걸리면 그것도 헤어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나이가 젊고 경험이 적을수록 근자감도 더 높습니다. 경험에서 볼 때, 아주 젊을 때는 창업도 중요한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지긋해진 상태에서는 사업 실패라는 것이 너무나 큰 족쇄가 되어버릴 수 있는 점에서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특히나 버젓한 매장을 렌트하거나 적지않은 재고를 가지고 가야하는 리테일 사업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절대로 혼자의 생각만으로 결정해서는 안되고 주변에서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는 경력자의 조언을 받고 시작하기를 권고합니다. 제 경우엔 애초에 취업은 불가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임대부동산을 사서 임대업도 해봤고 지금처럼 매장을 몇개 가진 리테일 스몰비즈니스도 해봤지만, 역시나 기본은 부동산인 것 같습니다. 특히나 앞으로 몇년은 더 붐을 이룰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선 더욱 그러하겠지요.

새로 이민 온 분들, 이민을 계획하신 분들은 과연 어떤 쪽으로 계획하거나 희망을 갖고 계신가요…?